오마르, 알리 봉고 부자(父子)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끝낼 가능성이 있는 가봉 쿠데타를 계기로 기아자동차의 승합차 브랜드 ‘봉고’가 다시 회자되고 있다. 198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봉고’ 승합차가 당시 오마르 봉고 대통령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는 설이다. 이는 오마르 봉고 대통령이 1970년대 중반부터 한국을 방문해 박정희·전두환·김영삼 전 대통령과 활발한 정상 외교를 펼쳤던 점에 비춰 정설처럼 받아들여졌다. 2007년 한국 방문 당시 오마르 봉고 대통령도 “내 이름이 한국의 한 미니버스에 붙여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봉고는 아프리카 영양 중에서도 베일에 쌓인 전설의 동물로 알려져있다. /African Wildlife Foundation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1981년 전두환 정부의 자동차 산업 통폐합 조치로 승용차 생산을 할 수 없게 된 기아차는 승합차 생산으로 위기를 돌파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일본 마쓰다 자동차와 기술 제휴를 맺고 있던 기아차는 마쓰다의 봉고 2세대 모델을 라이선스 계약으로 들여와 생산을 시작했고, 이름도 ‘봉고’를 그대로 차용했다. 마쓰다가 1966년에 선보인 승합차 브랜드 ‘봉고’는 서아프리카에 사는 영양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봉고는 가봉을 비롯해 카메룬·가나·코트디부아르·시에라리온 등의 열대우림에 살고, 영양 중에서도 화려한 외모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1980년대 봉고 TV광고. 이집도 저집도 봉고를 몰고 다닌다는 컨셉트의 광고다. 실제로 과장이 아니라고 느껴질정도로 국민적으로 인기가 높은 승합차였다. /유튜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