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하와이 마우이섬을 휩쓴 대형 산불로 인한 사망자 수가 115명에서 97명으로 줄었다.
16일(현지 시각) CNN·AP 등에 따르면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날 산불로 숨진 이들의 숫자를 115명에서 97명으로 정정했다. 그린 주지사는 “미국 국방부 인류학자들이 시신들의 DNA 감정을 실시한 결과, 다른 사람으로 집계됐던 시신이 동일 인물로 판명되면서 사망자 수가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중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74명이다. 화재 초반 10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던 실종자 수도 미귀가자 등의 신원이 확인되면서 31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경찰서장은 “이 모든 비극의 한가운데에 작은 희망의 한 줄기 빛이 있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당국은 산불이 짧은 시간 동안 크게 번지면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벌어졌고, 이 때문에 유해가 뒤섞여 신원 파악이 복잡해졌다고 설명했다. 마우이 카운티 검시관 제러미 스튜엘프나겔 박사는 “불이 났을 때 사람들은 함께 뛰어다니며 옹기종기 모여있었다”며 “마지막 순간에 그들은 서로를 안고 있었고, 이 때문에 유해가 뒤섞였다”고 했다. 일부 유해는 함께 있던 반려동물의 유해와 한데 모아진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전히 유해 감식 절차가 진행 중이라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미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소속 존 버드 연구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사망자 수(97명)는 최소치로 간주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 하와이 마우이섬 서부 해변 마을 라하이나에서 시작된 산불은 허리케인이 몰고 온 강풍을 타고 번지면서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또 주택과 건물 2200채가 불타면서 생존 주민들도 한 달 넘게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그린 주지사는 이날 “호텔 등 임시 숙소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 7400여 명을 임대주택으로 이주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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