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각)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대국민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도시와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할 공격용 드론과 탄약을 사려고 이란과 북한에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3일 백악관은 북한이 지난달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직전 컨테이너 1000개 분량 무기를 러시아에 제공했다고 발표하면서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두나이항 등을 찍은 위성사진을 증거로 공개했는데, 바이든이 이날 연설에서 사실로 재차 못 박은 것이다.

이날 연설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과,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1000억달러(약 135조2500억원)의 특별 예산 편성을 의회에 요청하기에 앞서 마련됐다. 우크라이나에 600억달러, 이스라엘에 140억달러, 인도적 구호에 100억달러 등이 편성돼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도 백악관 발표 사흘 뒤 “8월부터 컨테이너가 북한에서 러시아로 이송됐으며, 이달 중순에도 이동이 있었다”는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가운데 러시아와 북한은 더욱 밀착하고 있다.

18일부터 1박 2일간 북한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 장관은 19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나 “소련(러시아의 전신)은 북한이 일본의 식민 지배에서 해방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고, 처음으로 국가로 인정했으며, 발전에 다양한 도움을 줬다”며 “양국 관계 발전에 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공헌을 언제나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광복 후 소련군의 북한 진주 역사와 북한 정권의 혈통까지 거론하며 두 나라의 인연을 강조한 것이다. 푸틴 정권이 우크라이나 공격용 무기를 지원해 준 북한에 각별한 고마움과 연대 의식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