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필리핀이 동·남중국해에서 군사 활동을 벌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안보 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3일 필리핀을 방문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약 1시간 반 동안 정상회담을 열었다. 기시다는 회담 후 공동 기자 회견에서 “동·남중국해 상황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며 “(중국의)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는 용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일본 외무성 간부는 요미우리신문에 “이번 정상 외교를 통해 필리핀과 관계가 ‘준 동맹국 수준’으로 격상됐다”고 했다. 양국은 각각 동맹 관계인 미국을 포함한 3국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정부 안전보장 능력강화 지원’(OSA)을 처음 적용해 필리핀에 군사 장비 등을 무상으로 제공키로 했다. OSA는 일본이 공동 안보를 위해 타국에 방위 장비 등을 지원하는 제도로 올해 신설됐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일본 정부는 필리핀에 총 6억엔(약 54억원) 상당의 연안 감시 레이더 5기를 무상 제공한다.
또 양국 정상은 일본 자위대와 필리핀군의 상호 파병을 쉽게 하는 ‘상호 접근 협정’(RAA) 체결을 위한 교섭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필리핀에서 외국 부대가 활동할 때 복잡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신속하게 병력을 보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일본은 앞서 호주·영국과 RAA를 체결했다. 필리핀과 성사될 경우 동남아시아에서 첫 RAA 체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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