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순 일본 도치기현의 한 마을 강가에서 50대 부부의 시신이 불에 탄 채 발견된 의문의 사건과 관련해 20대 한국인 용의자 한 명도 체포됐다고 NHK 등이 1일 보도했다. 현재까지 이 사건으로 체포된 용의자는 일본인 세 명을 포함해 총 네 명으로 늘었다.

5월 1일 일본 도치기현의 한 마을 강가에서 50대 부부의 시신이 불에 탄 채 발견된 의문의 사건과 관련해 20대 한국인 용의자 강광기씨가 체포돼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TV Tokyo/로이터

NHK는 이날 “경찰이 지난 30일 한국인 강광기(20)씨를 50대 부부 시신 훼손 혐의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경찰은 이날 강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일본인 와카야마 기라토(20)씨를 추가로 체포했다. 와카야마는 2014년 NHK 대하드라마 ‘군사 간베에’에서 주인공의 소년 시절을 연기한 아역 배우 출신이라고 일본 매체들은 보도했다. 그는 ‘악마짱’(2012년 니혼TV), ‘막부 말기, 미식가 무사의 밥!’(2018년 NHK) 등 다수의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일본 언론들은 흉악 범죄 피의자는 실명 보도한다.

그래픽=김하경

앞서 지난달 16일 도쿄 북쪽으로 약 150㎞ 떨어진 도치기현의 작은 마을 나스마치의 강변에서 50대 일본인 부부의 시신이 불에 탄 채 발견됐다. 부부는 도쿄 우에노 번화가에서 음식점 10여 곳을 운영해 왔다. 일본 언론은 경찰을 인용, 부부가 당일 도쿄에서 차량을 이용해 이곳으로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차량 뒷좌석과 트렁크에서 피해자의 피가 발견됐다. 일본 경찰은 보안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이날 새벽 강씨 등이 부부를 옮기는 데 사용된 차량을 인수한 것으로 확인했다. 다만 부부가 옮겨질 때 생존해 있었는지 등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강씨 등은 부부를 살해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일본 경찰은 강씨 등에게 범행을 의뢰한 혐의를 받는 히라야마 료켄(25)과, 히라야마에게 범행을 지시한 사사키 히카리(28)도 체포했다. 범행을 지시받은 히라야마는 4개월 전쯤 알게 된 강씨 등에게 범행을 의뢰했으며, 차량을 빌려주고 대가도 지급했다고 한다. 히라야마는 이 대가로 자신도 수백만 엔을 챙겼다고 자백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초 범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사사키는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초순 어떤 인물에게 범행을 의뢰받았다”고 진술, 또 다른 배후 인물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사사키는 경찰에 “한 인물에게서 부부를 협박하는 일인 줄 알고 의뢰를 받았으며, 나중에야 시체 처리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NHK는 “체포된 용의자 4명은 모두 사망한 50대 부부와는 모르는 사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수사 당국은 부부와 면식이 없고 서로 관계도 깊지 않은 용의자들이 누군가에게 의뢰받아 사건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