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대표하는 영화배우 알랭 들롱이 세상을 떠났다.
18일 프랑스 매체 ‘리베라시옹’에 따르면, 유가족은 이날 알랭 들롱이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들롱의 세 자녀는 “아버지는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집에서 평화롭게 삶을 마감했다”고 했다.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1958년 영화 ‘여자가 다가올 때’로 영화계에 데뷔한 들롱은 세계적인 히트작 ‘태양은 가득히’에서 리플리 역할을 맡은 후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 영화에서 그는 수려한 외모로 ‘세계에서 가장 잘생긴 남성’이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이후 카트린 드뇌브·장폴 벨몽도 등과 함께 1960년대 프랑스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1991년 프랑스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받았으며, 1995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곰상을, 2019년에는 칸국제영화제에서 명예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르파리지앵은 “들롱은 배우 그 이상의 존재였다. 신화이자 아이콘”이라며 “그처럼 완벽한 우아함과 신비로움에 견줄만한 얼굴은 없었다”고 했다.
들롱은 2022년 3월 안락사를 결정한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9년 뇌졸중 수술을 받은 이후 재산을 모두 정리하고 안락사가 가능한 스위스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프랑스 TV5몽드 인터뷰에서 “나는 안락사가 불법인 프랑스가 아니라 스위스에 거주하고 있다. 그렇게 해야 할 상황이 닥치면 주저하지 않고 안락사를 택할 것”이라고 했었다. 다만 들롱이 실제로 안락사를 통해 생을 마감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