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5일(현지 시각) 메릴랜드주 라르코 카운티에서 열린 처방 약 가격 인하 행사에 함께 참석했다. /EPA 연합뉴스

지난달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겠다”며 후보를 사퇴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첫날인 19일 연사로 무대에 선다. 바이든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민주주의의 위협’으로 규정하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겨야 하는 당위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부인 질 바이든 여사,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패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이날 무대에 오른다. 이튿날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배우자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해리스 지원 사격에 나선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연설은 21일로 예정돼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고 바이든의 대선 후보 사퇴 때 대체 후보로도 지지를 많이 받았던 미셸 여사가 사상 첫 흑인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해리스에게 어떤 응원 메시지를 낼지가 특히 큰 관심거리다. 미셸 여사는 2008년 전당대회 이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연사로 등장해 왔다. 2016년 트럼프를 비판하며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고 한 말은 지금도 종종 회자되는 명언으로 남았다. 미셸 여사는 시카고가 고향이며, 오바마 부부가 처음 만나 결혼한 도시도 시카고였다.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20일, 주인공 해리스는 21일에 각각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미셸 오바마, 테일러 스위프트

아직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팝의 여제(女帝)’라 불리는 테일러 스위프트가 전당대회에 등장할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유럽 투어 중인 스위프트는 20일 런던 공연이 마지막 일정이라 22일까지 이어지는 전당대회에 참석할 시간적 여유가 있긴 하다. 스위프트는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이겨 당선된 2020년 대선 때 소셜미디어와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지지 의사를 밝혔고, 이 때문에 공화당 지지자들의 공격 대상에 오르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팔로어가 5억명이 넘는 스위프트가 해리스 지지 선언을 한다면 전당대회의 흥행에 이어 해리스의 지지율 상승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해리스와 각별한 친분을 과시해 온 팝스타 비욘세가 전당대회에 모습을 드러낼지도 관심사다. 비욘세는 자신의 노래 ‘프리덤’을 해리스가 선거 유세에 사용할 수 있도록 이미 허락했다. 인기 드라마 ‘빕(Veep)’에서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을 연기한 배우 줄리아 루이 드레이퍼스, 2008·2020년 전당대회에도 참석했던 인기 흑인 뮤지션 존 레전드 등이 무대에 오른다. CNN은 “대중문화와 정치계가 합쳐지면서 열기가 이처럼 고조된 적은 오바마 시대 이후 처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