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꿈의 무대’라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여름 고시엔(甲子園)’ 결승에 올랐다.
교토국제고는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 준결승전에서 아오모리야마다(青森山田) 고교에 3대2로 승리했다. 1회에 2실점한 뒤 5회까지 점수를 내지 못하며 끌려갔으나, 6회에 3득점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날 때 까지 리드를 지켜냈다. 교토국제고의 사상 첫 결승 진출이다.
고시엔에서는 출전학교 교가가 연주된다. 이날 경기에서도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홈플레이트에 모여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동해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고 시작하는 노래. 이번 대회 들어서만 5번째였다.
교토국제고는 중·고교생을 합해 전교생 160명인 소규모 한국계 학교다. 1999년 창단한 야구부 역사도 20여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일본 전역 3715개 학교가 참가하는 여름 고시엔에서 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3년 전이었던 2021년 대회에서는 4강에 오르기도 했다. 전신은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다. 현재는 전체 학생 90%가 일본인이다.
교토국제고는 23일 동도쿄 대표인 간토 다이이치(關東 第一) 고교와 우승기를 놓고 결전을 치른다. 백승환 교장은 “야구를 통해 학교 발전과 동포사회가 하나 되는 계기를 만들어 기쁘다”며 “한·일간 미래지향적인 가교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