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유명 휴양지인 마리나 해변이 새하얀 거품으로 뒤덮였다. 전문가들은 이 거품이 어류와 인체 등 생태계에 유해한 오염된 거품이라고 경고하지만, 3일(현지 시각) 해변을 찾은 주민과 관광객은 아랑곳 않고 거품 속을 헤집으며 뛰어노는 모습이었다.
AFP통신은 이날 인도 타밀나두주(州) 첸나이 인근의 마리나 해변이 솜사탕같은 풍성한 거품으로 뒤덮인 모습을 사진으로 보도했다.
이 거품은 매년 장마철에 폭우가 내린 뒤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타밀나두 오염관리위원회는 폭우로 인해 정화되지 않은 오수와 질소·인산염이 포함된 생활 하수가 바다로 흘러가 섞이면서 거품이 생성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산염은 가정용 세제에 자주 쓰이는 화학 첨가물로,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고 강이나 바다로 흘러가면 부영양화를 유발해 수질을 오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첸나이 국립해안연구센터 과학자인 프라바카르 미쉬라는 “첸나이와 다른 대도시에서 배출되는 하수 중 40%만이 적절한 정화 처리를 거친다”며 “나머지는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특히 다른 쓰레기와 섞여 흘러온 세제 잔여물의 영향으로 거품이 만들어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이 거품이 해양 생태계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위험이 있다며 오염된 구역에서는 어업을 중단하라고 권고한다. 현지 매체는 해양 생물학자를 인용해 “이 거품 때문에 물고기가 죽는 등 생태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날 마리나 해변을 찾은 사람들은 거품이 뒤덮은 해안선과 모래사장에서 뛰어 노는 모습이었다. 거품을 맨손으로 만지거나 거품을 헤치고 들어가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 가운데는 어린 아이도 있었다.
미쉬라는 “이 거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분명히 인체에 좋지 않지만, 사람들은 위험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