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주재 한국 대사관이 쿠데타 사흘 전인 지난달 29일 군부의 정변 움직임을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얀마 주재 한국 대사관은 29일 이 같은 내용의 대사관 명의의 공식 성명을 영어와 미얀마어로 동시에 발표하고 대사관 홈페이지에도 게시했다.
이 성명은 “미얀마 주재 대한민국 대사관은 최근 미얀마의 정치 상황을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는 말로 시작한다. 이어 “지난해 11월 8일 치른 선거에서 나타난 미얀마인들의 의지와 목소리는 관련 당사자들에 의해 전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견해”라고 말했다.
대사관은 이어 “어떤 갈등과 의견불일치도 법적으로 확립된 절차와 정치적 대화를 통해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군부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완곡한 어조로 현 정부에 대한 군부의 무력 쿠데타 움직임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성명은 이어 “대사관은 미얀마의 민주적 전환, 평화 절차, 포용적 경제개발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한다”며 “대사관은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개혁 과정과 미얀마 국민의 이익을 저해할 행동들을 자제할 것을 요구한다”는 말로 맺었다.
한국대사관이 이 같은 성명을 발표한 날 미얀마에 주재하는 17개 외국 대사관(오스트리아·캐나다·유럽연합·덴마크·체코·핀란드·프랑스·독일·이탈리아·네덜란드·스페인·스웨덴·스위스·영국·미국·노르웨이·뉴질랜드)도 공동으로 우려 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서 17국 대사관은 “우리는 미얀마의 민주적 전환과 평화 증진, 인권, 경재개발을 위한 노력에 대한 지지를 확인한다”며 “우리는 2월 1일 의회의 평화로운 시작과 지도부 선출을 기대한다”고 했다.
공동성명은 또 “다시 한번 우리는 미얀마 국민들이 최근 총선에 역사적으로 참여한 것을 축하한다”고 했다. 지난해 선거 결과에 대한 지지의사를 재차 표명한 것이다. 그러나 의회 회기 시작일에 전격 단행된 군부 쿠데타로 미얀마 정국은 시계제로의 혼란상황에 빠져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