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현지 시각)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22222시위'에 앞서 참가자들이 팔뚝에 혈액형과 긴급연락처를 적은 사진이 소셜미디어에서 퍼지고 있다.
폭력 진압으로 부상을 입거나 긴급 수혈을 받게 될 경우를 대비해 대규모 총파업 시위 참가자들이 자신의 혈액형과 연락처를 남긴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일 쿠데타 이후 20여일째 이어진 군부 퇴진 시위 과정에서 군경의 총격에 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치는 등 유혈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한 시위 참가자의 팔뚝에는 자신의 혈액형과 긴급연락처와 함께 ‘엄마 사랑해(Love you Mom)’ 라는 메시지를 적었다. 트위터에는 시위에 나가는 아들의 팔에 직접 혈액형과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는 어머니의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총파업 시위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시위 참가자들의 팔뚝 사진이 공유되고, “미얀마 젊은이들의 용기와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시위에 나서는 미얀마인들의 비장한 결기를 보여주는 것” “진심으로 존경한다” 등 반응이 올라왔다.
외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사진을 공유하며 “마음을 움직이는 사진”이라고 했다.
실제로 군부는 총파업에 앞서 유혈 진압을 암시하는 경고를 보냈다. 21일 밤 군정 최고 기구인 국가행정평의회(SAC)는 국영 MR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시위대가 폭동과 무정부 상태를 선포했다”며 “특히 감정에 휩쓸리기 쉬운 10대와 젊은층을 인명 피해(the loss of life)가 예상되는 대립의 길로 자극하고 있다”고 했다.
‘22222혁명’이라는 이름은 시위 날짜를 2월 22일로 정하며 주최측이 붙인 이름이다. 1988년 8월 8일 미얀마에서 벌어진 민주화 투쟁 ’8888항쟁'을 본딴 것이다. 당시 랭군(옛 수도·지금의 양곤)에서 학생·승려·근로자·가정주부 등 10만여명이 군사 정권에 맞서 벌인 시위로, 정부군이 총을 쏴 3000여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