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시위대를 향해 군경이 또 실탄을 사격해 최소 6명이 숨졌다.
로이터 통신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각)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에서 일어난 연좌 시위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3명이 숨지고 여러 명이 다쳤다. 수도 양곤과 중부 삐이 지역에서도 3명이 숨졌다.
한 시위 참가자는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는데도 경호 부대는 구급차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다가 나중에야 이송을 허락했다”며 “그 사이 부상자가 위독해졌고 결국 숨졌다”고 했다.
이날은 1988년 민주화운동 ’8888항쟁'을 촉발한 당시 대학생 폰 모의 사망 33주기를 맞아 전국적으로 시위 참여 독려 운동이 벌어졌다. 8888항쟁 당시 학생·승려·근로자·가정주부 등 10만여명이 군사 정권에 맞서 시위를 벌였고 정부군의 발포로 300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를 계기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은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주역으로 떠올랐고, 이후 군부정권에 의해 약 20년간 가택연금을 당했다.
미얀마 군부는 수지 고문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가 압승을 거둔 지난해 11월 총선이 부정선거로 치러졌다고 주장하며 지난 1일 쿠데타를 감행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미얀마 전역에서 확산한 시위에서 70명 이상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