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급증한 쥐떼 때문에 교도소 수용자들이 다른 교도소로 대피하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22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지에 따르면, 뉴사우스웨일스주(州) 웰링턴 교도소는 죄수 420명을 이웃 교도소에 이감하기로 했다. 앞으로 10일 동안 쥐들이 훼손한 교도소 내부 회선과 천장 마감재에 대한 보수 공사가 진행된다. 200명의 직원들도 공사를 감독할 필수 인원을 제외하고 서부 지역 교도소에 배치된다.
교도소 관계자 피터 세브린은 “쥐떼 급증에 대처하기 위해 교도소 운영을 최소화하기로 했다”며 “방문 면회도 이미 중단된 상태”라고 했다.
주 교정당국 관계자는 “이번 개선 작업에서 앞으로 쥐떼가 창궐할 때 교도소를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숨어 사는 쥐의 습성상 호주의 쥐 개체 수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호주 ABC 방송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쥐떼는 수백만 마리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쥐떼로 인해 인해 지난 반 년간 1억 호주 달러(약 85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 소속 연구원 스티브 헨리는 지난달 영국 가디언지와 인터뷰에서 “곡물 농사가 평년보다 크게 풍년이 들면서, 쥐들이 일반적인 시기보다 일찍 농장 근처로 몰린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쥐떼가 뉴사우스웨일스주(NSW)를 중심으로 호주 남동부로 확산하자, NSW 주정부는 말 그대로 ‘극약처방'까지 검토 중이다. 브로마디올론(bromadiolone)이라고 하는 고독성 쥐약을 사용하는 방안이다. 독성이 워낙 강해 사용하려면 연방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NSW 농업부 장관은 “쥐떼를 24시간 안에 박멸할 수 있는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쥐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작물과 야생 동물들의 생태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연방정부는 아직 허가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