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7일 태풍 라이의 영향으로 필리핀 둘락 해변에 나무들이 쓰러져 있다/AFP 연합뉴스
12월 16일 태풍 라이의 영향으로 내린 폭우에 홍수가 난 필리핀 남부도시 카가얀데오로에서 구조대원들이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수퍼 태풍 ‘라이’가 휩쓸고 간 필리핀에서 15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나왔다고 AP·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19일(현지 시각)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중부 보홀주(州)의 아서 얍 주지사는 이번 태풍으로 최소 72명이 숨지고 1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또 10명이 실종됐으며, 통신 두절로 주 내 48명의 시장 중 33명만 연락이 닿는 상태라고 말했다. 보홀은 필리핀에서 열째로 큰 섬으로 휴양지로 널리 알려진 지역이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카가얀데오로시(市)의 한 주택가가 초강력 태풍 라이가 몰고 온 폭우에 물바다가 되자 해양경비대원들이 주민들을 긴급히 대피시키고 있다. 최대 풍속이 시속 259㎞ 인 이 태풍이 중남부 지역을 강타하면서 최소 169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트위터

태풍 ‘라이’는 지난 16일 필리핀에 상륙, 남부·중부지방을 관통하며 큰 피해를 입혔다. 태풍이 처음 상륙한 남동부 디나가트섬에서도 사망자 10명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AP에 따르면 이날까지 필리핀 재난 당국이 집계한 총 사망자는 최소 146명에 달한다. 로이터는 필리핀 당국 관계자를 인용, 사망자 대부분이 바람에 쓰러진 나무에 깔리거나 익사했다고 전했다. 현재 필리핀 재난 당국은 군경과 소방관을 동원해 인명 구조 및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또 이번 태풍으로 이재민 30만명이 발생하는 등 약 78만명이 직접적인 피해를 당했다고 했다. 디나가트섬에서는 거의 모든 주택의 지붕이 파손되거나 완전히 날아갔으며 최소 227개 도시와 마을에서 전기가 끊겼다고 AP는 보도했다.

12월 17일 필리핀 해안경비대가 공개한 태풍 라이에 파괴된 필리핀 수리가오시 민간주택들. /AFP 연합뉴스

미국 태풍경보센터(JTWC)에 따르면 라이의 최대 풍속은 시속 259㎞에 달해 ‘수퍼 태풍’으로 분류됐다. AP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발생한 이번 태풍은 현지인들에게 2013년 약 6300명의 사망자를 낸 태풍 ‘하이옌’의 악몽을 되살리게 했다”고 전했다.

한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18일 남부 레이테 지방 등 피해 지역을 방문, 피해 수습을 위해 20억 페소(약 475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카를로 노그랄레스 필리핀 대통령 대변인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가능한 한 빨리 모든 구호 물품이 재난 지역에 전달되도록 모든 정부 자원을 동원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