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의 가장 강력한 전략핵 무기인 오하이오급(級)의 핵추진 전략잠수함인 ‘네바다함(USS Nevada)’이 15일 태평양의 괌 기지에 기항(寄港)했다고, 미 해군이 16일 발표했다.
네바다함은 잠수함발사 핵탄두 미사일 트라이던드 II 20기와 수십 개의 핵탄두를 탑재해 ‘부머(boomer)’라고 불린다. 미국은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장착한 이런 핵추진 잠수함 ‘부머’를 14척 보유하고 있다.
미 해군은 “네바다함의 괌 기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이 지역의 안정을 위한 미국의 탄력적 대응과 지속적인 개입,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CNN 방송은 “부머의 전 세계 배치와 동향은 대개 극비 사항으로, 부머의 괌 도착은 2016년 이후 처음이며, 미 해군이 괌 기항(寄港) 사실을 밝힌 것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미 해군의 핵추진 잠수함의 잠항 기간은 승조원 150여 명의 식량과 보급품 비축 정도에 달려 있으며, 평균 77일 잠항하고 한 달 가량 수면 위에 떠올라 보급품을 확충하고 정비를 한다. 미 해군의 ‘부머’들은 워싱턴주의 뱅고어와 조지아주의 킹스베이 등 모항을 벗어난 지역에서 사진이 공개되는 것도 드물다. 지상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B-2, B-52 등의 전략핵 폭격기와 더불어 이른바 미국의 3축 핵전력(triad)을 이루며, 이 중에서도 가장 적에게 노출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머스 슈커트 뉴아메리칸시큐리티 센터의 연구원은 “부머의 괌 기항과 발표는 중국과 북한에게 ‘한 순간에 미국이 100개가 넘는 핵탄두를 문 앞에 배치할 수 있지만, 적들이 알지도 못하고, 알아도 별로 대응 방법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핵탄두 미사일 발사 잠수함은 수준이 초기 단계이고, 6척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핵탄두 발사 094형(型) 잠수함은 미 해군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수준으로, 미 안보 싱크탱크들은 분석한다. 작년 8월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보고서는 “쥐랑(巨浪)-2 핵탄두 장거리 미사일 12기를 탑재하는 중국의 094형 잠수함은 미국의 ‘부머’에 비해 소음이 2배로 발생해 탐지가 쉽다”는 보고서를 냈다.
미 안보전문가들은 “네바다함의 배치와 중국‧북한 잠수함의 추적 능력을 통해 억지력을 높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핵추진 전략잠수함인 펜실베이니아호가 괌에 기항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