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대만이 국제운전면허증을 상호 인정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하자, 대만 외교부가 이를 축하하기 위해 김치가 그려진 포스터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18일 대만 외교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한국과 국제운전면허증 상호 인정 협정 체결 소식을 전하고 배추김치가 그려진 포스터를 게시했다. 포스터에는 ‘KIMCHI’(김치)라는 영문 표현도 명기됐다. 최근 중국 일각에서 김치의 원조는 중국식 절임 채소요리인 ‘파오차이’라는 주장이 나와 한국 내 반중 감정이 확산하자 대만 정부가 ‘김치는 한국이 종주국’이라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한국인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외교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주한 미국대사관도 지난 9일(현지 시각) 버지니아주 의회에서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제정하는 결의안이 통과된 소식을 전하며 “’김치의 날’을 기념할 가장 좋은 방법을 추천해달라”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쇼트트랙 판정 논란으로 국내 반중 감정이 확산하고 대통령 선거의 이슈로까지 떠오르자 서울 외교가에서 김치를 소재로 한 소셜미디어 외교전이 잇따르는 양상이다.
한국과 대만은 지난 17일 국제운전면허증 상호인정 양해각서에 최종 서명했다. 이에 따라 상대국을 방문하기 전 자국에서 발급받은 국제운전면허증만 소지하고 있으면 운전할 수 있게 되는 등 절차가 간소해졌다. 한국과 대만은 1992년 한중 수교로 단교한 뒤 비공식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달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공동성명에서 대만해협 문제가 정식으로 언급되는 등 한국 외교정책에서 양안 관계 비중이 높아지면서 대만이 한국에 대해 외교적 협력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은 최근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맞서 미국·일본·EU 등 서방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만 외교부는 “최근 몇 년 동안 대만과 한국은 경제, 무역 및 관광 등 상호 교류에서 상당한 성장을 경험했으며, 지난해 양국은 서로의 다섯 번째로 큰 교역 파트너였고, 코로나 이전까지 연간 상호 관광객수가 245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교류도 빈번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