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가(WP)는 1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자바 축구경기장에서 발생한 폭동으로 18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A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에서 관중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망자가 당초 알려진 127명에서 최대 180여명까지 늘어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국가인권위원회는 전날(1일) 오후 10시쯤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발생한 폭동으로 최소 15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자바주 당국은 이날 오후 사망자가 174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프로축구팀 아레마FC 측은 트위터를 통해 “최소 18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이번 압사 사고로 120여명이 숨지고 180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비극은 아레마가 라이벌 팀인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에 2 대 3으로 패배하면서 시작됐다. 경기가 끝난 뒤 관중 4만명 가운데 아레마 서포터즈 3000명가량이 항의하기 위해 경기장으로 난입한 것이다.

참사는 이다음 발생했다. 경찰은 사태를 진압하고 팬들을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포했다. 놀란 관중은 공황에 빠졌고 한꺼번에 출구 방향으로 뛰어갔다. 이 과정에서 수백 명이 인파에 깔리거나 질식해 인명 피해가 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장에서 숨진 사람만 34명이며 나머지는 병원으로 이송되거나 치료받는 과정에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경기장 안팎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기절한 관중과 피를 흘리는 이들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경기장 안에는 불에 타고 창문이 깨진 경찰차 여러 대가 뒤집혀 있었다. 이런 폭력 사태 속에서 여자아이를 안고 그라운드를 내달리며 대피하는 남성도 있었다.

사상자가 늘어나자 경찰의 과잉 진압도 도마에 올랐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경찰들이 그라운드에 있는 관중들을 향해 방패와 곤봉을 휘두르거나 발로 차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기장은 최루가스로 뿌옇게 뒤덮였다. 사진작가 수시 라하유는 NYT에 “경찰이 최루탄을 발포하지 않았다면 이런 난동은 없었을 것”이라며 “경기장에 물병 반입이 금지되는 바람에 관중들이 최루가스를 씻어내지 못해 더 고통을 받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가(WP)는 1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자바 축구경기장에서 발생한 폭동으로 18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한 축구팬이 여아를 안아 대피시키고 있다. /EPA 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가(WP)는 1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자바 축구경기장에서 발생한 폭동으로 182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경기장에 불에 탄 경찰차가 뒤집혀 있다. /EPA 연합뉴스
지난 2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축구 경기에서 관중 난동이 발생해 경찰이 진압하고있다. / 트위터 @AIertaMundiaI

이번 사태로 경찰 2명이 숨지고 경찰차 10대 포함 차량 13대가 파손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장에 남아있던 일부 아레마 선수들도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축구 리그는 일주일 동안 중단된다. 인도네시아 축구협회(PSSI)는 진상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