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서부 펀자브주(州)에서 급진적 시크교 분리주의자를 중심으로 한 폭력 사태가 확산하면서 당국이 이 지역의 인터넷을 차단하고 대대적인 체포 작전에 나섰다.
20일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인도 경찰 당국은 지난 18일부터 펀자브주의 무선 인터넷 접속을 막고 시크교 지도자 암릿팔 싱(30)의 지지자 112명을 잡아들였다. 시크교는 15세기 힌두교의 신애사상과 이슬람교의 신비사상이 융합돼 탄생한 유일신 종교로, 펀자브주는 시크교 신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지역이다. 시크교도들은 남성의 경우 터번을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며, 남성 이름에는 수사자를 뜻하는 ‘싱(Singh)’, 여성 이름엔 공주를 의미하는 ‘카우르(Kaur)’가 들어간다.
암릿팔 싱은 시크교 독립 국가인 칼리스탄의 건설을 요구하며 최근 펀자브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특히 지난달 그의 지지자 중 한 명이 폭행 혐의로 체포되자 총과 흉기로 무장한 조직원들과 함께 경찰서를 습격하며 악명을 떨쳤다.
인도 당국의 싱 체포 작전은 지난 18일 정오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경찰은 이때부터 2700만 인구가 사는 펀자브주 전역의 무선 인터넷과 문자메시지 서비스 이용을 차단했다. 당국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지는 가짜 뉴스를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발표했다.
실제 싱은 경찰 추적을 피하는 모습을 생중계하는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대대적인 선동전을 펼쳐왔다. 그의 아버지는 “불의에 맞서 목소리를 높이고 함께해달라”고 펀자브 주민들에게 호소했다. 현지 경찰은 최소 78명의 조직원을 체포했고, 34명을 심문을 위해 구금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인터넷 차단이 오히려 주민의 불안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 시민단체 액세스나우는 “2022년 기준 전 세계 인터넷 접속 차단 횟수 187회 중 인도가 84건으로 가장 많았다”며 “이는 사회를 무질서에 빠뜨려 사람들을 더 폭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는 이날 펀자브 지역의 인터넷 차단을 22일 정오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