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타 림짜른랏 태국 전진당 대표 인스타그램./인스타그램

지난 14일(현지 시각) 태국 총선에서 제 1당에 오른 전진당(MFP)의 피타 림짜른랏(43) 대표가 한국어로 감사를 전하며 한국과의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타 대표는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한국을 비롯한 해외 언론이 전진당의 승리를 보도한 화면을 모은 사진에 한글로 “감사합니다”라고 쓴 게시물을 올렸다.

이와 함께 그는 “관심을 가져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양국의 번영을 위해 하루빨리 한국과 협력하기를 기대합니다”라고 한국어로 썼다. 태국어로 “사진은 트위터에서, 번역은 한국어 선생님이. 정말 고맙습니다”라는 문구도 덧붙였다.

MFP는 군주제 개혁, 징병제 폐지 등 파격적인 개혁 정책을 내세우며 20여년간 이어진 군부 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의 대립 구도를 깨고 총선에서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태국은 새로운 개혁 야당의 등장으로 2014년 쿠데타 이후 이어진 군부 정권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태국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총선 결과에 관심을 보였다.

이런 MFP를 이끄는 피타 대표는 이번 선거의 주인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80년생인 그는 태국 수도 방콕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중·고등학교를 뉴질랜드에서 나왔다. 이후 귀국해 국립 탐마삿대학 경영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농업부 장관 고문을 지낸 아버지의 후광으로 비교적 유복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이후 피타는 세상을 뜬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해 남긴 빚더미의 쌀겨 기름 회사를 떠맡아 회생시키면서 자신의 실력을 대중에게 입증했다.

이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책학 석사,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MBA)를 각각 땄다. 졸업하고 나서 보스턴컨설팅그룹을 거쳐 모빌리티 플랫폼 ‘그랩’의 태국 법인 임원으로 일했다.

2019년 전진당의 전신인 미래선진당 총선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군부 견제를 받던 미래선진당은 정당법 위반 혐의로 이듬해 해산됐고, 대대적인 민주화 시위에 힘입어 전진당으로 다시 출범했다. 피타는 전진당의 당수로 추대됐다.

피타 대표는 한국에 관심이 많은 ‘친한파’로 알려졌다. 그는 후보 시절 한국을 언급하며 태국의 ‘소프트파워’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며 관련 예산을 10배로 늘려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인터뷰에서는 “태국에서의 한국인처럼 아세안, 아시아 전역에서 태국인들도 인기를 끌 수 있다”며 “태국산 제품은 한국 브랜드처럼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에 가고 싶어 하고, 한국 브랜드 옷을 입고 한국 화장품을 쓰고 싶어 한다”며 “소프트파워는 강압적인 힘 없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피타 대표는 현재 7월 말·8월 초 태국 상·하원이 뽑는 총리의 가장 유력한 후보다. 9년간의 군부 집권을 끝내려면 양원제인 태국 의회에서 행정부 수반인 총리로 선출돼야 한다. 이번 총선에서 선출된 하원 500명, 군부가 임명한 상원 250명 등 750명의 과반인 376석을 얻어야한다. 다만 MFP당의 151석에 또 다른 야당 프아타이당의 141석을 더해도 292석밖에 되지 않는 것은 피타 대표의 과제다. 태국 의회의 상원은 군부가 지명하기 때문에 이미 250석은 잃고 시작하는 셈이다. 피타 대표는 프아타이당을 포함한 6개 정당에 연정(聯政)을 제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