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러시아 방문을 위해 전용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로 이동할 때 탑승한 전용열차 '태양호'가 외신에 공개됐다/리아 노보스티 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4년여만의 정상회담 장소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될 것이 유력해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각)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서 “내가 그 곳에 가면 당신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州)에 있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김 위원장의 방러 기간 행선지 중 하나로 거론되는 곳이다. 이에 따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김 위원장이 이날 유력 행선지로 꼽히던 극동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가 아닌 그보다 더 북쪽으로 향하면서 보스토치니가 새로운 정상회담 후보지로 떠올랐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도 “김 위원장 장갑 열차가 연해주 라즈돌나야 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를 건너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즈돌나야 강은 블라디보스토크역보다 북쪽에 있는 우수리스크역의 인근에 있는 강이다.

당초 김 위원장은 우수리스크역 방향으로 향하다가 선로를 바꿔 우수리스크보다 남쪽에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를 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그가 우수리스크역 인근에서 발견되면서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역은 평시와 다를 것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였으며, 보안 인력 역시 평소와 다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우수리스크역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김정은 기차와 매우 유사한 열차가 발견됐다. 직원들이 사람들에게 약 15분동안 기다려달라고 요청하면서 승객들이 가까이 오는 것을 막았다”는 글이 올라왔다.

현지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우수리스크를 지나쳐 더 북쪽으로 향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유력한 행선지로 꼽히면서 취재진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임대중인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12년부터 새로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다. 북러 간 군사 협력 확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력 행선지로 꼽힌다.

다만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스몰스크나아무레에서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곳은 전투기·군함 생산시설 등이 있는 곳으로 김 위원장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방문한 적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현재 참석중인 EEF 행사를 마치고 이곳으로 이동하면 ‘수일 내에 정상회담을 한다’는 크렘린궁의 발표와도 부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