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치러진 인도네시아 대선의 후보 중 한명인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투표를 마친 후 손가락에 묻은 잉크를 펴 보이고 있다. 중복 투표를 막기 위해 투표 완료자에게만 묻히는 이 잉크는 보통 새끼 손가락에 묻히지만 프라보워는 둘째·셋째 손가락에 잉크를 묻히고 '브이'자를 그렸다. 프라보워의 선거 기호는 2번이다./EPA 연합뉴스

14일 인도네시아 대선과 관련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포함한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나서며 짙은 색 잉크가 칠해진 손가락을 뽐내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무슨 표시일까.

‘손가락 잉크’는 인도네시아의 투표 완료 인증이다. 주민등록 체계가 한국처럼 완벽하지 않은 인도네시아에선 한 사람이 여러 번 투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투표 후 검은 잉크에 손가락을 담갔다 꺼내야 한다. 보통 새끼손가락에 잉크를 묻히지만 다른 손가락도 무관하고 여러 손가락에 잉크를 다 묻혀도 된다.

투표 인증을 위한 잉크는 질산 은을 주성분으로 해서 당일엔 지워지지 않는다. 엄밀히는 질산 은이 피부와 만나 피부가 염색되는 것으로 피부 세포가 완전히 자랄 때까지 남는다. 보통 72~96시간 정도 유지되고, 길게는 한 달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1960년대 인도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잉크 인증 방식은 주민등록 상황이 비슷한 다른 나라에서도 쓰인다.

인도네시아의 또다른 특이한 투표 방식으로 ‘못 투표’가 있다. 투표 용지에 도장 등을 찍는 것이 아니라 못을 사용해 지지하는 후보 쪽에 구멍을 뚫는다. 도장이나 펜에 비해 투표 결과 조작을 어렵게 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조작 세력이 구멍을 하나 더 뚫는 방식으로 무효표를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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