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인도의 국경 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소셜미디어에 양국 국경 수비대가 몸싸움을 벌이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촬영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측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영상은 계곡에서 양측 국경수비대원 수십명이 수 분간 소리를 지르며 몸싸움을 벌이는 장면이다. 일부 군인들은 손에 몽둥이를 들고 등에 소총을 맨 모습도 보인다. 영상 촬영자는 특히 인도군이 등에 소총을 맨 장면을 클로즈업해서 촬영했다. 영상은 중국군이 인도군을 원래 왔던 방향으로 밀어내는 듯한 장면으로 끝난다.

영상의 촬영 장소나 촬영 시점을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과 인도군이 대치하고 있는 판공호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익명의 전문가를 인용해 5월 이전에 촬영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전문가는 “무장으로 볼 때 (수십명의 사망자를 냈던) 지난 6월 갈완 계곡 충돌 이전 상황인 것 같다”고 했다. SCMP는 중국 당국이 영상을 공개해 누가 국경 충돌의 책임이 있는지 보여주려는 것일 수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인도는 자국 매체를 통해 중국군의 몽둥이, 칼, 언월도처럼 생긴 무기로 무장한 사진을 공개했다.

핵 보유국인 중국과 인도는 올 들어 국경에서 수차례 충돌했다. 6월에는 갈완 계곡에서 양측 병사들이 몽둥이, 돌을 들고 싸워 인도군 20명을 비롯해 양쪽 모두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7일에는 또 다른 국경 분쟁 지역인 판공호에서 양측이 경고 사격까지 하며 대치했다. 사상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총성이 울린 것은 1975년 이후 45년만이다.

인도 매체들에 따르면 양측 군은 8일 핫라인으로 통화했지만 서로 상대방을 비난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면 회담도 불발됐다. 로이터 통신은 양측이 판공호 남쪽 최소 4곳에서 수백m 거리를 두고 대치하고 있다고 했다. 인도군 관계자는 로이터에 “상황이 아주 엄중하다”고 했다.

판공호는 해발 4200m에 위치한 둘레 134㎞ 호수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을 확정하지 못한 채 호수 왼쪽 3분의 1은 인도가, 오른쪽 3분의 2는 중국이 통제하고 있다. 인도는 실질통제선(LAC·국경 분쟁 지대에서 통제권을 구분하는 선)보다 8㎞ 동쪽까지가 인도 관할 범위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