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전투기를 동원해 연이틀 대만해협에서 대규모 무력시위를 벌였다. 미국 국무부 차관의 대만 방문에 대한 항의 성격이다. 중국 일부 언론은 미국이 더 고위급을 대만에 보낼 경우 미사일을 대만 너머로 쏠 수 있다고 했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19일 젠(殲·J)-16 전투기, 훙(轟·H)-6 폭격기, 윈(運·Y)-8 대잠초계기 등 중국 군용기 19대가 대만 남서·북서 방향으로 접근,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 대만도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경고했다. 중국군은 18일에도 전투기, 폭격기 등 18대를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진출시켰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중국과 대만이 실질적인 공중 경계선으로 여기는 선이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대만인들은 중국 공산당 정권의 진정한 실체를 더 잘 이해하게 됐고, 지역의 다른 국가들도 중국으로부터의 위협을 더 잘 알게 됐다”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19일 “(리덩후이 전 대만 총통의) 장례식에 사절단을 보냈는데 중국은 군사적 도발로 대응했다”고 비판했다.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 담당 차관 일행은 17~19일 3일 일정으로 대만을 방문했다. 1979년 이후 대만을 방문한 최고위급 국무부 인사다.
민족주의 성향인 후시진 중국 환구시보 편집인은 1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과 대만이 계속 관방(官方) 교류의 격을 높일 경우 중국군은 미사일을 대만 너머로 쏘거나 전투기를 대만 영공에 근접시켜 주권을 표시할 의지가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중국군 관영 매체들도 소셜미디어에 중국의 훙-6K 전략 폭격기 영상과 함께 가상의 공군기지 활주로를 폭격하는 시뮬레이션 장면을 내보냈다. 로이터통신은 영상 속 활주로가 괌의 미 공군기지와 유사하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