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2018년 중국 베이징에서 호주 ABC 방송 지국장을 지낸 매튜 카니 책임프로듀서. 그는 2018년 중국 공안의 협박을 3개월 이상 당하다가 그 해 말 중국을 떠났다고 폭로했다./매튜 카니 트위터 캡처

2016~2018년 호주 ABC 방송의 베이징 지국장을 맡았던 언론인 매튜 카니가 2년 전 베이징 근무 당시 자신과 딸이 중국 공안당국으로부터 협박과 심문을 당했다고 폭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카니는 2018년 비자 갱신을 기다렸다. 하지만 당시 ABC 방송의 중국 보도 양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중국 공안 당국은 카니와 그의 딸(당시 14세)을 괴롭혔다. 중국 공안 당국은 ABC의 보도가 중국의 법규를 위반하는 한편, 중국의 지도자와 인민을 학대했다고 강조했다. 협박은 3개월 이상 이어졌다.

게다가 중국 공안은 카니 외에 그의 딸에게도 압박을 가했다. 중국 공안은 부녀가 새 여권에 비자를 옮기는 과정에서 중국 국법을 위반했다고 했다. 당시 카니는 중국 공안의 조치에 반발하려 했으나, 어린 딸도 혐의에 연루돼 있어 순순히 죄를 자백하고 중국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결국 부녀는 2018년 12월 중국을 떠났다. 또 중국 내에서는 그 해 하반기부터 ABC 방송 홈페이지 접속도 차단됐다.

카니는 중국을 떠날 당시 자신이 받았던 협박에 대해 폭로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자신이 근무했던 ABC 방송의 베이징지국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8월 중국계 호주 기자 청레이가 구금된 뒤, 호주 당국은 중국에 있는 자국 특파원들을 모두 귀환시켰다. 이에 ABC 등 모든 호주 특파원들이 철수를 하게 됐다.

카니도 이달 초 ABC 방송의 빌 버틀스 특파원 등이 완전히 철수한 것을 본 뒤 폭로를 결심했다. 그는 인터넷에 올린 글에서 “2년 전 (중국 공안에서 협박을 당했던) 내 이야기를 보면 다른 외신 기자들에게도 더 많은 일이 있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