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10일 국경절을 맞아 국방력 강화를 강조한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가 같은 날 중국군이 남부 해안 일부에서 실시한 대규모 상륙 훈련 장면을 내보냈다. 전문가들은 수십대의 수륙양용 전차, 상륙정, 헬기 등이 동원된 이 훈련이 대만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중국군이 최근 남부 푸젠과 광둥성의 여러 해안에서 상륙 훈련을 진행했다며 영상을 공개했다. 푸젠과 광둥성은 대만을 마주 보고 있는 지역이다. 훈련 가운데 상당수가 실탄을 사용했고, 공개된 영상도 실제 상륙 작전 순서를 그대로 보여주는 형식이었다.

중국 관영매체가 대만 국경절인 10일 공개한 중국군의 상륙 훈련. 최근 중국 남부 푸젠, 광둥성 해안 여러 곳에서 동시에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푸젠은 대만과 마주보고 있는 지역이다./중국 CC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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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 따르면 해가 뜨지 않은 새벽 중국군 정찰대가 고무보트를 타고 해안에 상륙한 후 무인기를 띄워 적진의 동태를 살피는 것으로 작전이 시작된다. 곧 적진의 포대와 유도탄 진지를 향해 중국군 자주포와 대포, 방사포가 불을 뿜고 무인 상륙정을 보내 해안에 설치된 기뢰를 제거한다. 무장 헬기가 투입돼 해안이 적 진지를 정밀 공격하고 고속 상륙정 수십대를 탄 선발대가 해안에 내린다. 이후 수륙양용 전차가 포를 쏘며 해안을 장악한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과거와 달리 난도가 높은 야간 훈련이 추가됐다”고 했다. 영상에는 수륙양용 전차가 어둠 속에서 상륙함에 오르는 장면이 나왔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10일 타이베이에서 열린 국경절 기념사에서 “바다 건너편의 군사적 확장과 도발에 직면해 우리는 방위 전력 현대화를 계속 강화하는 한편 비대칭 전력 개발을 가속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을 향해서는 “베이징이 대만의 목소리를 수용하고, 양안 관계를 다루는 태도를 바꿔 대만과 공동 화해·평화의 대화를 한다면 지역의 긴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고 했다. 차이 총통은 공개적으로 독립 노선을 천명하지 않는 현상 유지 전략을 펴면서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방점은 찍은 정책은 펴고 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은 이날 “차이잉원의 기념사는 대결적 사고와 적대 의식을 드러내고 (대만) 독립을 부추긴다”며 “양안 관계의 긴장을 조성하는 근본 원인은 민진당 당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만 독립은 끊어진 길이고, 대결의 길에는 출로가 없다”고 했다. 중국 정·군 관계자들 대만이 독립에 나설 경우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