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BTS)이 최근 수상 소감에서 한국전쟁을 언급하면서 중국의 일부 팬들이 팬클럽 탈퇴를 선언하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BTS는 지난 7일(현지 시각) 미국의 한·미 친선 비영리재단인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연례행사에서 한·미 우호관계 증진에 공을 세운 한국인과 미국인에게 주는 ‘밴플리트 상’을 받았다. 이 상은 미8군 사령관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고 1957년 코리아소사이어티를 창립한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됐다.
BTS의 리더 RM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별도 공개한 영상에서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특히 의미가 크다”며 “우리는 두 나라(한·미)가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11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네티즌들은 RM이 언급한 ‘한국전쟁’과 ‘두 나라가 겪은 고난과 희생’ 부분을 문제 삼으며 분노를 표출했다. BTS의 수상 소감 내용이 퍼지면서 이날 ‘BTS’는 웨이보 검색 차트 3위에 올랐다. 중국 팬들이 “자국보다 아이돌그룹이 중요하지 않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웨이보에서 한 네티즌은 “RM은 한국인이고 그렇게 말할 수 있지만 나는 중국인이라 화를 내기로 결심했고, 내 분명한 태도를 표현하기 위해 BTS의 팬클럽을 그만뒀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BTS는 왜 우리(중국인)의 감정을 무시할 수 있을까”라며 “그것은 중국인들이 최선을 다해 그들의 앨범을 사고 투표만 하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그들은 중국과 중국 팬들에게 여러 차례 사랑을 표현했다. 이들을 믿고 싶고 다음번에는 정치적 이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좀 더 신중했으면 좋겠다”고 밝힌 팬도 있었다.
중국은 한국전쟁에 자국군이 참전한 것을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돕는다는 뜻)라 부른다. 최근 미국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애국주의·영웅주의·고난극복의 의미를 담은 ‘항미원조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12일 글로벌타임스는 BTS의 수상 소감 여파로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삼성 갤럭시 S20 BTS에디션 등 BTS 관련 제품이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닷컴과 티몰 등에서 제품 설명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다만 판매 담당 직원은 글로벌타임스에 “해당 제품은 재고가 없어서 내렸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