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反中) 성향 홍콩 언론 빈과일보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가 12일 중국·대만 간 무력 충돌을 피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미국이 언제든 대만해협에서 전쟁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을 미·소 냉전기의 서베를린과 비교하기도 했다.
라이는 이날 빈과일보에 실은 논평을 통해 최근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에 나섰지만 미국과의 전력 차를 감안할 때 당장 대만을 상대로 전면전을 벌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대만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공세적 태도와 중국 내 민족주의 감정을 감안할 때 전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라이는 “미국이 아시아에서 패권을 지키고 동시에 중국과의 전쟁을 지키려면 대만 보호에 대한 태도를 보다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전쟁을 피하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은 언제든 전쟁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만의 상황이 미·소 냉전시기 서베를린과 비슷하다고 했다. 라이는 “서베를린을 점령하겠다는 소련의 기도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세에 보다) 훨씬 강했지만 미국과 서방국가의 전쟁 준비가 소련을 압박했고, 소련이 해체될 때까지 40년간 서베를린은 평화를 지킬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최근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군사적 지원을 강화해 전쟁도 불사한다는 태도를 보여줄수록 대만해협에서 전쟁 가능성은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라이는 대만이 독립을 일방적으로 선언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도 이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미국에 이어 일본, 호주 등과의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대만이 주권 국가와 차이 없는 지위를 누리고 세계 수준의 반도체 제조 능력으로 국제 사회에서 대만의 역할을 커질 것이라고 했다. “대만인들에게 독립 선언을 유보하는 것은 실질적 평화와 민주주의, 자유를 위해 내는 작은 대가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홍콩 내 반정부 시위대를 지지해온 라이는 지난 8월 홍콩 국가보안법을 위반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