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활동가 조슈아 웡(24)이 “6·25 전쟁 때 한국과 미국이 함께 시련을 겪었다”는 세계적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발언을 두둔하고 나섰다.
웡은 14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일련의 BTS 사안들의 배경엔 중국 민족주의의 고조와 세계와 중국 간 긴장에 대해 우려할 만한 조짐들이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어떤 이슈가 중국 민족주의자들의 신경을 건드릴지 예측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엔 자신을 ‘아미(army·BTS의 팬덤)’라 지칭하며 “우리 전세계 아미들은 그들(BTS) 곁에 서서 굴하지 않는 지지를 표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BTS는 지난 7일 한·미 우호 관계 증진에 공을 세운 한국인·미국인에게 주는 밴플리트상을 수상하며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는 말이 포함된 소감을 밝혔다. 중국 일부 누리꾼들과 관영 매체는 “BTS가 중국군 희생을 무시했다”며 일제히 ‘BTS 때리기’에 나섰고, 삼성전자·현대차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 내 BTS 관련 상품 판매와 광고를 중단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웡은 이날 “중국이 징벌적 외교에 대한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기업들이 한 지역(중국)에 과도히 의존하는 것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도 적었다. 이는 중국 여론 성화에 기업 활동이 위축된 것을 지적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웡은 2014년 홍콩 민주화 운동 ‘우산혁명’을 이끈 대표적 홍콩 야권 운동가다. 그는 당시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시위를 주도했고, 최근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폐지 투쟁을 이끌었다. 데모시스토당을 창당해 정치활동에 나섰지만 선거 출마가 제한되고, 불법 집회 혐의 등으로 수차례 체포되며 당국의 탄압을 받고 있다.
웡은 지난 6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1987년 6·10항쟁이 홍콩인들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홍콩인들은 민주와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민주화를 성취한 한국에 대한 연대 의식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자신의 트위터에 “긍정적인 미·한 관계를 지지하는 여러분(BTS)의 지속적 활동에 감사를 표한다"며 "여러분은 밴플리트상을 받아 마땅하다. 음악은 세계를 한데 어울리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