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대기업이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 관련 제품 운송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최근 BTS는 “6·25 전쟁 때 한국과 미국이 함께 시련을 겪었다”는 수상 소감을 내놨다가 중국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중국 일각의 민족주의 광풍에 BTS의 수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5위권 물류 기업 윈다(韻達)는 19일(현지 시각)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BTS 택배 관련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현재 BTS 관련 택배는 배송을 잠정 중단했다”고 밝혔다. 배송 중단 사유에 대해선 “원인은 우리가 모두 안다”고만 밝히며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BTS는 지난 7일 한·미 우호에 공헌한 한국인·미국인에게 주는 밴플리트상을 받으며 “우리는 양국(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에 중국 일부 네티즌은 물론 관영 매체까지 나서 “BTS가 중국군 희생을 무시했다”며 일제히 ‘BTS 때리기’에 나섰다. 윈다가 “우리가 모두 안다”고 언급한 것은 BTS의 당시 수상 소감과 관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현지 ‘아미(army·BTS의 팬덤)’들은 즉각 반발했다. 이날 웨이보 등에선 “중국 세관도 막지 못한 제품 전달을 일개 기업이 막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윈다 고소” “쓰레기 윈다” “윈다 외 다른 물류 회사를 이용하자”며 윈다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선 윈다의 해당 조치를 애국적이라고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앞으로 윈다만 이용하겠다” “진정한 애국 기업이 윈다” 등의 반응이다.
한편 BTS 관련 사태에 대해 “한국 언론과 정치권의 과격한 반응이 한·중 충돌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한 중국 관영 매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다시 거세지고 있다. 앞서 중국 관영 환구시보 후시진 편집인은 지난 15일 “중국 주류 언론은 별다른 논평도 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며 한국을 되레 비판했다. 그러나 이날 윈다의 BTS 관련 제재를 두고 국내 네티즌들은 “앞뒤가 하나도 맞지 않는 적반하장”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