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호주의 외교 관계가 연일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호주산 랍스터 수만t이 산 채로 중국 공항과 세관 창고에 발이 묶였다고 호주 언론들이 2일 보도했다.
호주 ABC 등에 따르면 중국 세관이 검역 절차를 강화하면서 호주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랍스터가 중국 내 반입이 늦어지고 있다. 데이비드 리틀프라우드 호주 농업장관은 “중국 측이 금속 함유 여부를 추적한다며 호주산 랍스터의 50~100%를 검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주 어민들은 중국의 검역이 길어질 경우 생(生) 랍스터의 상품 가치가 떨어지고 막대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랍스터가 죽어나가게 되자 호주 대형 랍스터 수출 업체들이 중국의 새 검역 조치 내용이 명확해질 때까지 중국으로 수출을 일시 중단하고, 어민들이 출항을 포기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조치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남호주 랍스터 어업협회 키리 토마조 이사는 ABC 방송에 “중국이 없으면 호주에서 생산되는 랍스터 물량을 소화할 수 없다”며 “불행히도 무엇 하나 확실한 게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호주 정부는 중국이 차별적 조치를 한다고 판단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사이먼 버밍엄 호주 통상장관은 “(중국에 대한) 모든 수출은 같은 기준을 적용받아야 하며 차별적인 조사 절차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올 들어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호주 정부가 코로나 환자가 처음 발생한 중국에 대한 독립적인 역학조사를 주장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대중 압박 정책에 동참하자 중국은 호주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밀⋅보리⋅목화 등에 대해 통관을 강화하거나 수입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