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공동체 파이브 아이즈(Five Eyes·다섯개의 눈)를 구성하고 있는 영미권 5개국(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외무장관이 최근 중국 당국이 홍콩 독립을 지지해온 의원들에 대한 자격을 박탈한 것을 비난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하자 중국 외교부가 공식석상에서 “눈이 찔리지 않게 조심하라”는 말로 거칠게 응수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현지 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5개국 공동 성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묻는 미 블룸버그 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 “파이브 아이즈를 뜻하는 것이 맞는가”라고 한 뒤 “중국 인민들은 골치를 유발하지도 않겠지만, 그렇다고 우리 앞에 놓인 골치거리에 절대 움찔하지도 않는다”면서 “그들의 눈이 몇 개, 다섯개이든 열 개이든, 중국의 주권과 이익 증진을 감히 침해하는 어느 누구도 눈이 찔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5개국은 전날 외무장관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선거로 선출된 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한 중국의 새로운 법에 거듭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새 국가보안법의 제정과 9월로 예정됐던 입법의원 선거의 연기에 이은 이번 자격박탈 결정은 홍콩의 고도의 자치와 홍콩인들의 인권과 자유를 손상하는 것”이라고 했다.
5개국 외무장관은 “중국의 이 같은 행동은 1997년 홍콩을 반환받으면서 영국과 체결한 공동선언이 규정한 국제적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또한 홍콩에게 고도의 자치를 약속한 중국 당국의 약속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우리 5개국은 홍콩인들이 중국·영국 공동선언과 홍콩기본법에 따라 선거로 대표를 뽑아온 홍콩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중국의 행위를 중단한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중국은 지난 11일 홍콩 독립을 지지하거나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홍콩 입법회 의원들의 자격을 박탈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홍콩 야당 의원 4명이 자격을 박탈당했다. 그러자 야당 의원들이 이에 항의해 의원직 사퇴 방침을 밝혔고, 서방 국가들은 중국을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