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사 유주의 린치 회장. /유주 홈페이지

중국 대형 온라인 게임회사 유주(游族·YOOZOO)의 창업자 린치(林奇) 회장이 39세의 나이로 25일 요절했다. 중국 공안(경찰)은 린 회장이 그에게 불만을 품은 유주 전 CEO에게 독살 당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중국판 포브스인 ‘후룬’에 따르면, 유주는 시가총액 2조원이 넘고, 유주 지분 24%를 보유한 린 회장의 개인 재산은 약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다.

린 회장은 2009년 게임회사 유주를 세웠다. 온라인 게임 ’36계'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청년 기업인으로 떠올랐다. 중국 게임회사로는 드물게 외국 영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미국 인기드라마 ‘왕좌의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온라인 게임(왕좌의 게임: 윈터 이즈 커밍)을 제작하기도 했다.

상하이 공안국은 24일 린 회장이 독극물에 살해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쉬야오(許垚,39) 유주 전 CEO를 용의자로 지목했다. 구위차이징은 “쉬씨가 해외에서 독극물 100회 투약분을 들여와 린치에게 먹였다는 증언이 나왔다”며 “100회분 약은 거의 다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쉬야오가 린 회장에 대한 배신감이 컸다고 분석했다. 미국 유학파인 쉬야오는 2017년 유주에 CEO로 합류했는데, 이듬해 1월 중국의 인기 공상과학(SF) 소설 ‘삼체(三體)’의 저작권을 확보한 이후에는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고 한다. 특히 삼체의 영화화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린 회장과의 사이가 크게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랑차이징은 유주 관계자를 인용해 “린 회장은 공식석상에서 쉬야오를 일체 언급하지 않았고, 투자 실패 등을 문제 삼아 그에게 20억위안(3400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쉬야오는 2019년 유주 CEO직에서 밀려나 자회사에 발령났고, 34억원에 달했던 연봉은 대폭 삭감됐다. 중국 매체 촹스지 등은 “사실상 린 회장에게 버려진 쉬야오가 복수를 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중국 현지에서는 지난 16일부터 린 회장이 갑작스레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돌았다. 린 회장의 주치의는 그가 16일 오후 6시쯤 병원을 찾아왔고, 당시에는 심한 고통을 호소했지만 스스로 걸을 수 있는 정도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병세가 급격히 나빠졌고, 호흡과 심장박동이 일시정지하기도 하면서 생명이 위독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린 회장은 17일 저녁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졌고, 8일만에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