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생활도 다채롭고 즐거울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방법은 손수 만든 김치를 먹어보는 것이죠. 별로 어렵지 않아요. 동료들도 엄청 맛있다고 하네요!”
앞치마를 두른 중년 남성이 요리용 장갑을 끼고 갓 담근 김치를 든 채 포즈를 취했다. 김치를 김치통에 가득 담아놓고 엄지를 척 치켜세우기도 한다. 이 사진과 함께 영어로 ‘김치를 담가 먹어보라’고 권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유엔(UN) 주재 중국대사인 장쥔이다.
장쥔 대사는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치 사진을 올리며 김치를 홍보했다. 장쥔 대사의 트위터 계정은 ‘중국 정부 계정’(China government account)으로 설정돼있다. 주로 중국의 외교적 성과나 내부의 미담(美談)을 홍보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는 최근 김치를 자국 문화로 편입하려는 중국의 ‘김치 공정(工程)’이 노골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해 11월 “중국 김치 제조법이 ISO 승인을 받아 국제 김치 시장의 기준이 됐고 한국은 굴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환구시보 영자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한국에서 수입하는 김치의 80%가 중국의 한 마을에서 온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이후 구독자 1400만명을 보유한 중국인 유튜버 ‘리쯔치(李子柒)’는 지난 9일 김치 담그는 영상을 올렸다. 해시태그로 중국 요리·음식이라는 의미로 #ChineseCuisine, #ChineseFood 등을 달아놓기도 했다. 이를 본 한국인 구독자들은 반발하며 리쯔치 채널 구독을 해지하거나 ‘싫어요’를 눌렀다. 일부는 댓글을 통해 김치가 한국 전통 음식이라는 사실을 바로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