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서북쪽에 위치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族) ‘재교육’ 수용시설에선 수감된 위구르 여성들에 대한 조직적인 강간과 집단 성폭행, 고문, 강제피임 등이 자행돼 왔다고, BBC 방송이 이 시설을 탈출한 여성들과 이곳에서 일했던 다른 소수 민족 출신 여성들, 이곳 경비원 출신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3일 보도했다.

중국 서북쪽에 위치한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족(族) ‘재교육’ 수용시설에선 수감된 위구르 여성들에 대한 조직적인 강간과 집단 성폭행, 고문, 강제피임 등이 자행돼 왔다고, BBC 방송이 이 시설을 탈출한 여성들과 이곳에서 일했던 다른 소수 민족 출신 여성들, 이곳 경비원 출신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3일 보도했다. 약1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족은 대부분 무슬림이다. 위구르족의 강제 수용과 ‘재교육’ 프로그램은 위구르 독립주의자들의 테러가 발생한 뒤 2014년 이곳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주석이 “추호도 자비를 베풀지 말고 대응하라”고 지침을 내린 뒤 진행됐다고, 뉴욕타임스가 2019년 11월 유출된 문서를 토대로 보도한 바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1월 7일 “인종 청소(genocide)”라고 중국 정부를 규탄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2018년까지 9개월간 중국 신장의 신위안현에 설치된 수용시설에 감금됐다가 이후 미국으로 망명한 한 위구르족 여성(42)은 BBC 방송에서 “매일 밤 많은 여성이 끌려나가 정장 차림에 마스크를 쓴 중국인 남성들에게 강간당했고, 나도 세 차례 2,3명에게 집단 강간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이런 일을 당하고 14명씩 수감된 방에 돌아와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며 “그들은 영혼을 파괴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5월 한밤중에 처음 한 방에 있던 20대 여성과 함께 끌려간 일을 BBC에 얘기하면서 “중국인 남성들이 전기충격기를 내 자궁에 넣고 고문을 했으며, 다른 방으로 끌려간 젊은 여성은 계속 비명을 질렀고 방에 돌아온 뒤 완전히 정신이 나가 다른 사람이 됐다”고 말했다. 민간 인권단체인 ‘위구르 인권프로젝트(Uyghur Human Rights Project)’는 별도의 증언 녹취를 통해 “위구르 수용시설에선 전기 의자, 전기 장갑, 전기 헬멧, 전기봉의 항문 삽입 등으로 고문이 자행됐다”고 밝혔다.

성폭력 피해여성들이 수용됐던 신장 위구르의 신위안현에 위치한 한 수용소의 2017년(왼쪽)과 2019년(오른쪽) 위성사진. BBC는 "지도 상에 '학교'로 표시된 이 시설물은 기숙사와 공장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2년새 크게 확장됐다"고 분석했다.

BBC가 인터뷰한 또 다른 여성인 카자흐족 여성은 “18개월간 수용시설에서 내가 한 일은 위구르 여성들의 옷을 벗기고 손을 묶어 중국 공안(公安)이나 수용시설 외부에서 들어온 중국 남성들에게 넘기고 옆방에서 기다렸다가 여성들을 씻기는 일이었다”며 “중국인 남성들은 젊고 예쁜 여성이 걸리면, 내게 일이 끝나고 돈을 주곤 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조직적인 강간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이 수용시설에서 중국어를 가르쳤던 한 우즈벡 출신 여성은 “수업 중에도 여성들이 끌려가, 이들의 비명이 건물 전체에 번지는 등 강간은 하나의 문화였다”며 “중국 공안은 집단 강간뿐 아니라, 여성들을 전기처형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여성은 BBC에 “수용소 간수들이 20,21세쯤 된 여성을 공개적으로 집단 강간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간수들은 이 광경에 주먹을 쥐거나 눈을 감거나 외면하는 수용자들을 골라서 고문했다”고 말했다.

수용소의 중국인 남성들은 집단 강간만 한 것이 아니라, 피해 여성의 온몸을 물어뜯어 평생에 남는 상처를 남겼다. 피해 여성들은 또 “강제로 자궁내피임기구(IUDs)를 삽입하거나 20세밖에 안 된 여성까지도 ‘백신’이라 불리는 주사를 15일마다 맞으면서 불임(不妊) 시술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밖에 시진핑의 어록(語錄)을 외우지 못하면, 암기 실패 회수에 따라 구별된 색(色)의 옷을 입고 음식 공급 중단이나 구타와 같은 처벌을 받았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1000명당 출생률

AP 통신은 작년 6월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선 강제 임신중절과 불임 시술이 이뤄져, 위구르족의 출생률이 급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 호탄·카슈가르 시의 1000명당 출생률은 2010년 24.27명에서, 2018년 8.17명으로 8년새 확 줄었다. 신장 자치구 전체도 14.85명에서 10.69명으로 중국 전체 평균(10.94명) 밑으로 내려갔다.

BBC 방송은 이들 피해자들의 증언을 독자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었으나, 이들이 제공한 과거 체류증·통행증과 서류를 통해 이들의 수용시설 체류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BBC의 이번 취재 관련 문의에 직접적인 반응을 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 정부의 한 대변인은 “신장의 수용시설은 ‘감금 시설’이 아니라, 직업교육과 훈련 센터”라며 “중국 정부는 모든 소수 민족의 권익(權益)을 평등하게 보호하며, 특히 여성들의 권리 보호를 매우 중요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