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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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세계가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 문제를 거론하자 중국에서 나이키와 H&M 등 글로벌 브랜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신장 인권 문제를 거론한 기업들을 나열하며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나섰다.

25일(현지 시각)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등은 신장 인권탄압을 문제 삼은 전력이 있는 글로벌 브랜드 불매 운동에 나섰다. 지난 22일 미국과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이 신장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제재를 발표한 데 대한 보복성 조치다.

이날 오전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등에는 나이키 운동화 수 켤레를 불에 태우는 ‘화형’ 영상이 올라왔다. 15초 분량의 영상에는 나이키 운동화 4켤레에 동시에 불을 붙여 태우는 장면이 담겼다.

이날 웨이보에는 ‘나이키’가 한때 인기검색 1위에 올랐고 다른 글로벌 브랜드들도 검색 순위 상단을 차지했다. 또 ‘나는 신장면화를 지지한다’ ‘H&M 대체품’ 같은 해시태그도 상위권에 올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H&M은 24일 중국의 주요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서 검색되지 않고 있다. 알리바바가 소유한 타오바오를 비롯해 JD, 핀두오두오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퇴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여론에 해당 글로벌 브랜드와 광고모델 계약을 했던 중국 연예인들도 서둘러 관계를 끊고 있다. H&M의 모델인 배우 황쉬안(黃軒)은 “H&M과 이미 협력 관계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한국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으로 모국인 중국에서 활동 중인 빅토리아도 H&M과의 모든 계약을 종료했다면서 “국가 이익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나이키 모델인 배우 겸 가수 왕이보(王一博)와 배우 탄쑹윈(譚松韻) 역시 나이키와의 모든 관계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나는 신장 면화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적힌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선전물 /웨이보
'나는 신장 면화를 지지한다'는 문구가 적힌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선전물 /웨이보

이들 기업이 불매운동과 화형식의 타깃이 된 것은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에 목소리를 낸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H&M은 지난해 성명에서 “신장의 강제노동과 소수민족 차별 관련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화를 구매하는 것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로부터 반 년이 지난 이달 24일 공산주의청년단은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신장 면화를 보이콧하면서 중국에서 돈을 벌려하나? 허황된 망상”이라며 H&M을 비난했다.

관영 매체들은 중국의 ‘내정' 문제에 간섭한 기업들 명단을 공개하며 공격을 부추기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지난 24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영국 버버리, 미국 나이키와 뉴발란스, 독일 아디다스 등을 신장산(産) 면화를 공급하지 않는 기업으로 선정했다. 나이키 등은 신장의 강제노동과 관련한 보도에 우려를 표하며 “나이키는 이 지역에서 제품을 공급받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관영 CCTV는 H&M에 대해 “의로운 영웅이 되려다 잘못 계산했다”며 “잘못된 행동에 대해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