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황사 경보와 미세먼지 경보·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여의나루역 대기 전광판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농도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중국 정부 소속 연구진이 중국 학술지 최신호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서울의 초미세먼지에 미치는 영향이 10%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정 시기로 조사 범위를 한정하긴 했지만 2019년 한·중·일 공동연구 당시 제시했던 연평균 32% 기여율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연구진은 오히려 서울의 초미세먼지가 상하이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컸다고 주장했다.

중국 생태환경부 산하 중국환경관측센터 연구진은 ‘중국환경관측’ 최신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2018년 11월 1~9일 한·중간 초미세먼지의 이동을 분석했다. 이들은 베이징, 다롄, 단둥 등 중국 동부 6시 도시와 서울의 대기 정보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2018년 11월 상순 서울 대기 중 초미세먼지(PM 2.5 기준) 가운데 중국 동부 도시에서 영향을 미친 비율은 평균 9%였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비교적 오염이 심했던 11월 6일과 7일에는 각각 13%, 5%였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 분석 모델을 중국 도시를 상대로 해봤을 때 비율이 다소 높게 편향돼 나오는 것을 감안했을 때 중국의 서울 오염에 대한 실제 기여율은 실제 이보다 적을 수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오히려 이 기간 한국발 초미세먼지가 북동풍을 타고 중국 상하이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11월 7일 상하이 대기 중 초미세먼지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기여율이 16% 전후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상하이에서는 당시 제1회 수입박람회가 열리고 있었는데 공기가 나빠 인공강우도 하고 오염물질 배출 규제도 했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초미세먼지가 자국의 국제 행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다. 연구진은 “한국 언론은 대기 오염물질의 80%가 중국에서 온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일부 한국 학자는 한국의 오염은 자기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연구진은 왜 이 시기를 한정해 자료를 분석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기는 통상 12~3월이다.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논란이 되자 한·중·일은 공동 연구를 벌여왔다. 2020년 처음으로 발표한 공동연구 요약 보고서에서 연구진은 2017년 기준 서울·부산·대구 3개 도시에 중국 초미세먼지가 미치는 영향이 연평균 32%라고 밝혔다. 한국에서 배출된 초미세먼지가 베이징, 상하이, 톈진, 칭다오, 선양, 다롄 등 중국 6개 도시에 미치는 영향을 2%였다고 당시 보고서는 밝혔다. 하지만 당시에도 한국 연구진은 서울 초미세 먼지의 39%가 중국에서 온다고 밝힌 반면 중국 연구진은 23%라고 했었다. 한·중·일은 당시 각자 연구 결과를 숫자를 평균해 발표했고, 미세먼지가 심한 12~3월은 분석 대상에서 빠졌다.

한국 환경과학원은 2018년 1월부터 2019년 1월까지 5차례 고농도 미세먼지 사례를 자체 분석해 국외 초미세먼지의 국내 영향이 최소 28%에서 최대 82%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국외 초미세먼지는 주로 중국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을 뜻한다.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는 폐 조직까지 침투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며, 혈관으로 흡수돼 뇌졸중이나 심장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