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검사 업체인 대만 킹위안전자 직원들이 코로나에 집단감염되면서 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대만 북서부 먀오리(苗栗)현 전자기업단지에서 코로나가 확산됐다. 피해가 집중된 곳은 킹위안전자의 공장으로, 전체 근로자 7000여명 가운데 지금까지 180명 이상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감염자가 폭증하자 킹위안전자는 4일부터 이틀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6일부터 공장 일부분을 재가동했지만 800명이 넘는 직원이 집중 격리 관찰 중이어서 공장 정상화에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먀오리현은 7일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킹위안전자를 비롯해 현 내 외국인 노동자들의 외출·이동을 금지하기로 했다.

킹위안전자 홈페이지에 따르면 1987년 설립된 이 회사는 반도체 검사 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매출 기준으로는 세계 2위다. 반도체 검사 장비 4000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대만 먀오리현, 중국 쑤저우에 공장을 두고 있지만 이번에 코로나가 확산된 먀오리현 공장이 핵심으로, 중국 공장보다 5배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태로 킹위안전자의 6월 검사량이 30∼35%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회사 측 입장을 소개하며 “대만의 반도체 검사 공장 직원들의 코로나 집단감염이 반도체 부족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했다.

대만은 킹위안전자 이외에도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더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 등을 보유,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 세계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만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가뭄으로 인한 산업용수·전력 부족에 어 코로나 확산으로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만 보건 당국에 따르면 8일 대만에서 219명의 신규 코로나 확진자와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만 내 누적 코로나 감염자는 1만1694명, 사망자는 308명으로 늘었다.

한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7일(현지 시각) 미 CNBC 방송에 출연해 “전 세계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내년 정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일상적인 도전’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