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0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바라본 신압록강대교.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다리로 코로나 상황이 안정돼야 개통될 전망이다.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북한 대사관에는 지난 2월 이후 5개월째 대사 2명이 함께 지내고 있다. 내각 부총리 출신인 리룡남 대사가 지난 2월 신임 대사로 부임했지만 전임자인 지재룡 전 대사가 북한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현직 대사가 함께 생활하는 것은 외교 관례상 희귀한 사례다.

주중 북한 대사에 새로 임명된 '무역통' 리룡남. 지난 2월 신임 대사로 부임했다./연합뉴스

-지 전 대사는 왜 중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나.

북한이 지난해 1월 코로나 유입을 막으려 모든 인적 교류를 차단했기 때문이다. 김정은 정권은 공무원을 비롯, 어떤 북한 사람도 해외에서 입국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리진쥔 북한 주재 중국 대사의 후임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왕야쥔 대외연락부 부부장도 북한에 들어가지 못해 중국에 머물고 있다. 해상을 통해 비료 등 일부 물자는 오가고 있지만 중국과 북한을 연결하던 항공, 열차는 1년 6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지재룡 전임 주중 북한대사./연합뉴스

-중국에 머물다가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북한인 유학생, 근로자는 어떻게 지내나.

학위 과정이 끝난 북한인 유학생들 일부는 중국 대학 측의 배려로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북한 식당 등에서 일하는 여성 근로자들도 중국에서 일정 기간 근무하면 북한으로 돌아가고 새 근로자가 파견됐지만 현재는 교체가 중단돼 중국 내 여러 식당에 순환된다고 한다. 일부 북한 식당 근로자는 중국에서 중국산 코로나 백신을 맞았지만 여전히 귀국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왜 이렇게 강력한 통제를 하나.

마스크 같은 기본 개인 방호 용품은 중국을 통해 수입했지만 사람의 이동을 관리,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의 방역 체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의료 시설이 부족해 일단 환자가 발생할 경우 대처가 어렵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북한과 다른 나라와의 인적 교류는 언제쯤 가능할까.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근 평양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전원회의에서는 ‘비상 방역 장기화’에 따른 경제 개선 방안이 논의됐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했다. 현재와 같이 인적 교류를 완전히 중단한 수준의 비상 방역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