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지지자들이 아프가스탄 접경 지역인 파키스탄 차만에서 14일 탈레반 깃발을 흔들고 있다./AP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각) 오전 7시 파키스탄 북부 카이버-파크툰그와주(州)에서 버스가 폭발과 함께 계곡 아래로 떨어지며 버스에 타고 있던 13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망자 9명과 부상자 28명 등 피해자 대부분은 중국인으로 이들은 중국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파키스탄에 짓고 있는 다수(Dasu)댐 건설 현장으로 출근하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주재 중국 대사관은 즉시 이번 사건은 “공격”으로 규정하고 파키스탄 당국의 조사를 촉구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4일 타지키스탄 수도 두산베에서 파키스탄 외교장관과 만나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중국 측 인명 피해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그는 “파키스탄 측은 신속히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테러 공격인 경우 범인을 즉시 검거해 엄벌해야 한다”며 “중국과 파키스탄의 협력 사업에 대한 보안 조치를 강화해 모든 사업이 안전하고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파키스탄 외교장관은 “아직 테러 공격으로 볼 배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파키스탄은 중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 중 하나다. 중국이 아라비아해로 진출하는 관문이자 함께 인도를 견제하는 우방이기도 하다. 중국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하나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사업을 통해 항만, 댐, 도로 등을 건설하는 동시에 군사 지원도 하고 있다.

하지만 파키스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중국은 테러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지역이 중국과 일대일로 핵심 거점 도시인 과다르(Gwadar)가 있는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州)다. 지난 4월에는 발루치스탄주에서 중국 대사가 묵던 호텔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자신들의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6월에는 중국 기업이 일부 소유하고 있는 파키스탄 주식거래소가 공격 받았고 2019년에는 과다르의 고급 호텔에 무장괴한이 총기 난사해 5명이 숨지기도 했다.

파키스탄은 미군 철수 후 정세가 요동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아프간 탈레반이 세력을 확대하며 파키스탄 국경 주요 거점을 점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파키스탄 내 무장세력들에 의한 공격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