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에 내린 기록적 폭우로 지난 20일 지하철에 갇힌 승객 14명이 숨진 가운데 이들을 추모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이 놓고 간 꽃과 편지가 가득 쌓이자 당국이 가림막을 세웠다가 시민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고 홍콩 명보가 25일 보도했다.
중국 계면신문(界面新聞)에 따르면 사고 7일 후인 27일 정저우 지하철 5호선 샤커우루(沙口路)역 인근에는 시민들의 헌화 행렬이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사람이 죽은 후 초이렛날(初七) 망자를 기리는 풍습이 있다.
시민들은 꽃과 함께 메시지 카드를 써서 피해자들을 위로했다. 계면신문에 따르면 카드에는 “누군가 너를 데리고 가서 이번 비를 끝까진 맞지 말길” “보통 사람 진씨, 알지 못하는 그들에게 바칩니다” “그대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살아서 좋았습니다. 다음 생(生)에는 분명히 더 행복할 겁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지난 20일 정저우에 기상 관측 사상 가장 많은 양의 비가 내리면서 지하철을 탔던 승객 500여명이 지하철 안에 고립됐다. 당시 영상을 보면 물은 지하철 안까지 들어와 성인 목 높이까지 차올랐다. 당국이 수색 구조 작업을 벌였지만 사고 당일 12명이 숨졌고, 터널의 물을 빼고 추가 수색하는 과정에서 사고 4일째와 5일째 사망자를 1명씩 추가 발견했다.
사망자들은 특히 샤커우루역과 하이탄스(海灘寺)역 사이에서 멈춘 지하철에 집중됐다. 이 구간은 위로 철도가 지나가면서 다른 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깊은 곳에 위치해 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이 27일 발표한 피해자 명단은 여성 11명, 남성 3명이다. 나이는 20~51세로 특히 20~30대가 10명으로 많았다. 폭우가 내리자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생각에 지하철에 탄 퇴근길 시민들이었다.
하지만 26일 늦게 추모 꽃다발이 놓인 지하철 역 앞에 가림막이 세워졌다. 일부 시민들이 나서서 가림막을 치웠고 현장에서는 박수가 쏟아졌다고 명보는 전했다. 일부 시민들은 관리들을 향해 “꽃조차 무서워하느냐”며 당국이 비극의 현장을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