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정권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는 목적이 이 지역에 매장된 희토류를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함락한 이후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탈레반 측은 여러 차례 중국과의 양호한 관계를 희망했고, 중국도 아프간 재건·발전에 참여하기를 기대했다”고 했다. 중국이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 희토류 채굴권이 있다고 경제전문매체 CNBC가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중국이 눈독을 들이는 희토류는 배터리, 영구자석 등의 원료가 되는 30여 개 원소다. 자동차, 휴대폰은 물론 첨단 무기 생산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아프가니스탄에는 금, 은, 아연, 수은, 네오디뮴, 란타늄, 세륨, 리튬 등의 원소가 매장돼 있다. 그 가치만 적게는 1조달러(약 1170조원)에서 많게는 3조달러(약 35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금도 희토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35%가 중국에 묻혀있다. 또 중국이 지난 2018년 생산한 희토류는 12만톤으로, 전 세계 채굴량의 70%에 해당한다.
중국은 희토류 채굴을 주도하며 희토류를 무기화 해왔다. 지난 2010년 일본과의 센카쿠열도 분쟁 때 일본에 희토류 공급을 중단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희토류 가격이 폭등하면서 일본 기업들이 타격을 받았다. 중국이 아프간의 희토류 개발권을 차지하면, 그만큼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더 힘이 실리게 된다.
미국 자산운용사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의 샤마일라 칸은 “인도주의 목적에서만 아프간 희토류를 이용하게끔 국제법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중국이 탈레반의 경제적 재건을 돕는다면 국제적인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