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톈진을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기후특사(등을 보인 사람)가 지난 2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과 화상으로 회의를 하고 있다./미 국무부

중국의 만성적 전력난과 당국의 에너지 절감 방침에 애플과 테슬라에 제품을 공급하는 중국 공장들의 가동이 일시 중단됐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27일 보도했다.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대만 이슨정밀공업은 대만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중국 당국의 산업용 전력 공급 제한 조치에 따라 26일부터 10월 1일까지 중국 장쑤성 쿤산 공장의 제품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슨정밀은 세계 최대 애플 제품 조립업체이자 테슬라 부품을 공급하는 대만 폭스콘의 자회사다.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회로기판 제조업체 대만 유니마이크론도 26일부터 이달 말까지 장쑤성 쑤저우와 쿤산에 있는 자회사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아이폰 스피커 부품 제품업체인 콘크레프트도 쑤저우 공장을 5일간 멈춘다. 닛케이 아시아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규모가 큰) 폭스콘의 롱화, 관란, 타이위안, 정저우 공장의 경우 아직 전력 공급 제한에 따른 영향이 없다”고 했다.

중국 일부 지역은 전력 사용이 급증하는 여름과 겨울에 전력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왔다. 여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정점을 찍은 후 2060년 이전에 탄소 중립(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은 상태)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하고 중국 정부가 에너지 절감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전력 공급 제한의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26일 “중국의 진짜 위기는 헝다가 아니라 전력난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을 규제해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다며 중국 제조업 시설이 집중된 장쑤, 저장, 광둥의 전력난이 심각하다고 했다. 코로나 이후 중국 경제가 반등해 기업용 전력 수요가 늘고, 겨울이 다가오면 전기로 난방을 하는 남부 지역에서는 가정용 수요가 늘어 전력난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의 규제뿐만 아니라 발전·난방용 석탄 가격 상승도 중국 전력 공급 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겨울이 다가오는 데 발전 기업들이 충분한 석탄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 지린성, 랴오닝성 등 동북 지방 정부들은 최근 잇따라 회의를 열고 “기본적인 민간 전력 수요를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