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군함이 13년 만에 대만해협을 통과한 날 중국군이 전투기, 조기경보기 등 최소 6대의 군용기를 대만해협 인근에 보내 추격하며 경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국방부는 27일 밤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조기경보기인 쿵징(空警·KJ)-500을 비롯해 잠수함 감시를 담당하는 윈(運·Y)-8 등 중국군 군용기 6대가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국방부가 발표한 비행경로에 따르면 중국군 군용기들은 대만해협 남서쪽 입구를 차단하듯이 비행했다. 대만 국방부는 전투기를 보내 경고 방송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영국 구축함 리치먼드호는 일본에서 베트남 방향으로 대만해협을 통과했다. 최근 미국, 캐나다, 호주, 프랑스 군함이 대만해협을 항해했지만 영국 군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라고 영국 신문 가디언은 전했다. 2019년 영국 해군 소속 선박 엔터프라이즈호가 대만해협을 지났지만 군함이 아닌 측량 조사선이었다.
대만해협을 담당하는 중국 동부전구(戰區)는 27일 오후 관영 매체를 통해 “(영국의 행동은) 악의를 품고 있고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를 해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군과 해군을 동원해 영국 군함을 추격하고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추격에 동원한 군용기, 군함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군은 올 들어 총 163일간 대만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 침범한 군용기는 총 511대에 달한다. 이달 들어서만 27일 가운데 25일간 침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