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군 젠(J)-16 전투기/대만 국방부

중국군 군용기 56대가 4일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했다고 대만 국방부가 밝혔다. 지난해 9월 대만이 중국군의 ADIZ 침범 세부 내용을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4일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이날 오후 8시(현지시각) 기준 자료를 통해 중국군 군용기 52대가 대만 서남부 ADIZ를 침입했다고 밝혔다. 중국군 주력인 젠(J)-16 전투기 34대를 비롯해 수호이(SU)-30 전투기 2대, 윈(Y)-8 대잠수함 초계기 2대, 쿵징(KJ)-500 조기 경보기 2대, 훙(H)-6 폭격기 12대 등 전투기, 폭격기가 총동원됐다. 특히 H-6 폭격기가 12대나 동원된 것은 이례적이다. 대만 국방부는 이후 J-16 전투기 4대가 ADIZ에 들어왔다고 추가 발표했다. 중국은 국경절 연휴(1~7일)이지만 중국군은 1일(38대), 2일(39대) , 3일(16대) 등 연일 대량의 군용기를 대만 ADIZ에 보냈다. 10월 들어 4일 저녁까지 총 149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ADIZ에 침범한 셈이다.

ADIZ는 외국 군용기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설정하는 구역으로 주권이 미치는 영공(領空)은 아니지만 외국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들어올 경우 군사 도발로 간주한다.

대만 전문가들은 중국군의 도발이 대만 ADIZ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분석한다. 상대가 즉각 반격하기 애매한 저강도 도발을 반복하고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이는, 이른바 ‘회색지대’ 전술을 통해 대만 주변 하늘을 자신의 영역으로 기정사실화하려 한다는 것이다.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중국군은 지난달 총 30일 중 27일간 대만 ADIZ를 침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