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선수 펑솨이(왼쪽), 장가오리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 /EPA 연합뉴스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36)가 장가오리(75) 중국 국무원 전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방이 묘연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펑솨이가 이메일을 통해 일련의 의혹을 해명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 매체 CGTN은 18일(현지시각) “펑솨이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 보낸 이메일을 입수했다”며 이를 공개했다. 이메일을 통해 펑솨이는 “성폭행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나는 실종되지도 않았다”며 “나는 집에서 아무 문제 없이 쉬고 있다”고 밝혔다.

펑솨이는 “앞으로 WTA에서 관련 뉴스를 전하려면 나와 의논하면 좋겠다”며 “걱정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펑솨이의 이메일이 공개되자 스티브 사이먼 WTA 투어 대표는 “오히려 펑솨이의 안전과 행방에 대한 걱정이 커졌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그 이메일을 실제로 펑솨이가 썼는지 믿기 어렵다”며 “나는 여러 차례 펑솨이와 연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펑솨이는 어떤 강제에 의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펑솨이의 실종설은 지난 2일 펑솨이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라온 성폭행 폭로 글에서 시작됐다. 이 글에서 펑솨이는 “장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지속해서 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2018년에도 장 전 부총리가 다시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장 전 부총리는 시진핑 집권 1기 당시 중국 최고 지도부 중 한 명이다.

그러나 펑솨이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검색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이와 관련한 뉴스는 중국 내에서 전해지지 않았고, 펑솨이가 직접 이 글을 썼는지에 대한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에는 펑솨이의 행방이 불분명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펑솨이는 어디에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세계 테니스계에서 펑솨이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펑솨이는 2014년 복식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로, 2013년 윔블던에 이어 2014년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복식에서 우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