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의 최신 화보(왼쪽)와 메르세데스-벤츠의 중국 광고가 작은 눈을 강조해 중국인을 비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구찌 트위터, 벤츠 유튜브

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에 이어 쌍꺼풀 없는 눈의 여성 모델을 기용한 독일의 고급 승용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이탈리아 패션브랜드 구찌가 중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째진 눈'의 중국 여성모델 논란에 중국 SNS 웨이보에서 사라진 벤츠 동영상 광고./ 메르세데스-벤츠

29일(현지 시각)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구찌가 서양의 고정관념에 맞는 모델을 사용해 중국에서 비난을 받는 최신 브랜드가 됐다”고 보도했다.

구찌는 최근 대나무 손잡이를 사용한 구찌의 대표적인 가방 중 하나인 ‘뱀부백’ 화보를 선보였다. 뱀부백을 든 동양인 모델은 쌍꺼풀 없는 눈매에 짧은 머리, 코에 끼는 ‘코링’을 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이를 “서양인들이 아시아인 얼굴을 설명할 때 전형적으로 묘사되는 옅은 눈썹과 작은 눈, 큰 광대뼈를 강조하는 화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벤츠 역시 눈꼬리가 강조된 메이크업을 한 여성 모델을 고용했다가 중국 네티즌의 비판을 받았다. 동양인을 비하할 때 사용되는 ‘찢어진 눈’을 강조한 화장이 거슬린다는 것이다.

한 베이징의 주민은 매체에 “이번 논란은 모델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과감한 패션 스타일을 거부한다는 걸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며 “서양인이 바라보는 동양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따르기 위해 모델이 의도적으로 이에 맞게 꾸며졌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웨이 중국정법대학 커뮤니케이션법 연구 센터 부소장은 환구시보에 “이런 차별적인 꼬리표에 반대하지 않으면 더 많은 서구권 기업들이 이러한 이미지를 ‘노출되기 위한 열쇠’로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할리우드 영화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용어가 등장할 수 없듯 동양인에 대해서도 금기시해야 하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사용한다. 이건 중국 문화에 대한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주 부소장은 “이러한 모욕에 대해 사회 전체가 혐오감을 표출해야 한다”며 “서방에서도 이러한 반대 의견을 들어야 할 때”라고 했다.

앞서 디올은 상하이에서 개막한 ‘레이디 디올’ 전시회에서 주근깨투성이 얼굴에 눈화장을 짙게 한 모델이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사진을 전시해 중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또 중국 유명 식품기업인 ‘싼즈쑹수(三隻松鼠)’는 찢어진 눈을 한 여성 모델이 제품을 들고 있는 광고를 냈다가 사과했다. 이에 대해 싼즈쑹수의 광고 모델 차이냥냥은 자신을 중국 쓰촨성 출신이라고 소개한 뒤 “눈이 작으면 중국인이 될 자격이 없다는 것이냐”며 “애국에 대해 나는 쌍수를 들어 찬성한다. 그러나 매사에 일을 키우는 건 병적인 상태의 일종”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