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디올에 이어 쌍꺼풀 없는 눈의 여성 모델을 기용한 독일의 고급 승용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 이탈리아 패션브랜드 구찌가 중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29일(현지 시각)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 타임스는 “구찌가 서양의 고정관념에 맞는 모델을 사용해 중국에서 비난을 받는 최신 브랜드가 됐다”고 보도했다.
구찌는 최근 대나무 손잡이를 사용한 구찌의 대표적인 가방 중 하나인 ‘뱀부백’ 화보를 선보였다. 뱀부백을 든 동양인 모델은 쌍꺼풀 없는 눈매에 짧은 머리, 코에 끼는 ‘코링’을 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이를 “서양인들이 아시아인 얼굴을 설명할 때 전형적으로 묘사되는 옅은 눈썹과 작은 눈, 큰 광대뼈를 강조하는 화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벤츠 역시 눈꼬리가 강조된 메이크업을 한 여성 모델을 고용했다가 중국 네티즌의 비판을 받았다. 동양인을 비하할 때 사용되는 ‘찢어진 눈’을 강조한 화장이 거슬린다는 것이다.
한 베이징의 주민은 매체에 “이번 논란은 모델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한 것도 아니고, 우리가 과감한 패션 스타일을 거부한다는 걸 나타내는 것도 아니다”며 “서양인이 바라보는 동양인에 대한 고정관념을 따르기 위해 모델이 의도적으로 이에 맞게 꾸며졌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웨이 중국정법대학 커뮤니케이션법 연구 센터 부소장은 환구시보에 “이런 차별적인 꼬리표에 반대하지 않으면 더 많은 서구권 기업들이 이러한 이미지를 ‘노출되기 위한 열쇠’로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며 “할리우드 영화에서 흑인을 비하하는 용어가 등장할 수 없듯 동양인에 대해서도 금기시해야 하는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사용한다. 이건 중국 문화에 대한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주 부소장은 “이러한 모욕에 대해 사회 전체가 혐오감을 표출해야 한다”며 “서방에서도 이러한 반대 의견을 들어야 할 때”라고 했다.
앞서 디올은 상하이에서 개막한 ‘레이디 디올’ 전시회에서 주근깨투성이 얼굴에 눈화장을 짙게 한 모델이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사진을 전시해 중국인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또 중국 유명 식품기업인 ‘싼즈쑹수(三隻松鼠)’는 찢어진 눈을 한 여성 모델이 제품을 들고 있는 광고를 냈다가 사과했다. 이에 대해 싼즈쑹수의 광고 모델 차이냥냥은 자신을 중국 쓰촨성 출신이라고 소개한 뒤 “눈이 작으면 중국인이 될 자격이 없다는 것이냐”며 “애국에 대해 나는 쌍수를 들어 찬성한다. 그러나 매사에 일을 키우는 건 병적인 상태의 일종”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