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 사흘째인 7일 오후 중국 베이징 베이징 캐피털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1조 경기에서 중국 선수들을 인코스로 추월한 뒤 선두로 나서고 있다. 황대헌의 이 상황을 심판은 반칙으로 인정해 실격 처리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중국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긴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 판정에 대해 한국 여론이 반발하고 있지만, 신화통신 등 중국 주류 매체들은 한국 내 반중(反中) 분위기를 소개하지 않았다. 오히려 애국주의 성향을 보여온 환구시보와 관찰자망 등 일부 매체를 중심으로 한국 네티즌들이 중국 선수나 코치진을 공격하고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게재하고 있다.

관영 환구시보의 국제 평론 소셜미디어 계정인 부이다오(補壹刀)는 9일 “많은 한국인은 쇼트트랙 페널티 규정을 모른다”며 “한국이 오랜 기간 중·일 두 강대국의 그늘 아래 있으면서 자연스레 생긴 열등감 때문에 (쇼트트랙) 판정을 중국 편향적이고 한국을 무시하는, 불공정이라고 여긴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쇼트트랙 경기 규칙이 엄격해지면서 단기적으로 한국 같은 전통적인 강팀이 적응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지만, 장기적으로 선수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 종목의 발전에 유리할 것”이라며 “한국은 감정적인 목소리를 진정시키고 새로운 경기 규칙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관찰자망은 안현수 중국 대표팀 코치를 향한 한국 내 비판 여론에 대해 “한국은 (안씨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는 왕멍 전 중국 대표팀 감독의 발언을 소개했다. 안현수 코치는 한국 대표팀에서 뛰다가 러시아로 귀화했고, 이번 올림픽에선 중국 팀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7일 중국 방송에서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를 해설하기도 했던 왕씨는 “나는 그(안현수)를 러시아에서 데려온 것이지 한국에서 데려온 것이 아니다”라며 “러시아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자기를 위한 무대를 갖고 싶어 할 그를 데려왔다”고 했다. 중국 매체는 안 코치에 대해 한국 국적은 아니지만 한국인 후손이라는 뜻의 ‘한국계[韓裔]’라고 표현하고 있다.

베이징만보 등 다수의 중국 매체는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스포츠계의 부패 실태 및 관련 제도 개선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인용해 한국 스포츠계의 비리가 심각하고 선수와 코치 선발 과정에서 부정부패가 만연하다고 9일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