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와 고위급 협상을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전제 조건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에서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의 ‘특별 군사 행동’ 상황을 설명하면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오랫동안 러시아의 합리적 안보 우려를 무시한 채 동진(東進)을 계속해 러시아의 한계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푸틴은 지난 24일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와 비나치화를 목표로 한다”며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다.
시 주석은 러시아의 입장 표명을 환영한다고 호응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며 “각국의 안보 우려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 주석은 “주권 및 영토 보존을 존중하고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을 준수한다는 중국의 기본 입장은 일관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이 러시아를 두둔하면서도 중국이 사실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 당일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당시 중국은 러시아산(産) 천연가스 추가 도입 등을 약속했다. 시 주석은 2013년 국가주석에 오른 후 지금까지 푸틴 대통령과 40차례 가까이 회담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