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26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반대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EPA 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중국 네티즌들의 대다수가 러시아의 침공을 지지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나타나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27일 보도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들은 “우크라이나 미녀(美女)를 중국에 받아들이자”는 주장을 했고, 이 사실에 우크라이나에 알려지자 우크라이나 내 중국인 유학생이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국 국민에게 차량에 중국 국기를 달라고 했던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관은 “아무 때나 신분을 드러내지 마라”고 공지했다.

중국 선전 당국이 자국 매체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해 ‘침공’ ‘침략’ 등의 단어를 쓰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CCTV방송을 비롯한 중국 관영 매체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대해 다량의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최고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현재 중국 인터넷에서는 “푸틴의 (군사) 행동이 아주 상쾌하다” “미국과 서방이 반대하는 것으로 볼 때 이번 전쟁은 정의의 전쟁이다”는 등 러시아의 침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여론이 높다. 여기에 “우리도 머지않은 미래에 대만을 완전히 수복해야 한다”는 등 대만 문제와 연관 짓는 네티즌도 많다. 일부 네티즌은 26일 “18~24세 우크라이나 여성이 해를 당하지 않도록 (중국이) 수용하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웨이보 등 중국 소셜미디어는 뒤늦게 ‘우크라이나 미녀’ 등 관련 글을 삭제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매체 양성만보(羊城晩報)는 이런 중국 내 여론이 우크라이나에 알려지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유학 중인 중국 학생들은 안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중국 유학생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현지인이 중국인에게 찬물을 뿌렸다고 주장했다. 중국 매체 환구시보는 우크라이나 중국 유학생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매체들이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한다’는 사실이 아닌 뉴스를 보도하고 있다”고 전하며 우크라이나 내 반중 정서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24일 “(안전을 위해) 장거리 이동 시 차에 중국 국기를 달 수 있다”고 공지했던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 대사관은 26일 공지를 통해 군인이나 총기 소지자에게 접근하지 말라면서 “우크라이나 내 중국인들은 아무 때다 신분을 드러내지 마라”고 했다. 중국 대사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는 6000여명의 중국인이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