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윤석열 당선인이 한국 새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을 축하한다”며 “우리는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한국과 함께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진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공식 입장과 달리 중국 외교 전문가들은 대선 기간 중국이 강하게 반대해온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추가 배치와 쿼드(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 협의체) 참여를 언급했던 윤 당선인이 실제 어떤 대중(對中) 정책을 펼칠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날 신화통신과 CCTV방송 등 중국 주류 매체는 “상호 존중의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윤 당선인의 소감 등을 소개했지만, 애국주의 성향의 인터넷 매체인 관찰자망은 윤 당선인에 대해 “‘한국의 트럼프’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했다. 중국 매체 펑파이는 윤 당선인이 한·미 동맹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며 “앞으로 한·중 관계는 비교적 큰 도전을 맞게 될 것”이라는 지린대 왕샤오커(王簫軻) 교수의 분석을 소개했다.
중국 싱크탱크인 차하얼학회 차오신(曹辛) 국제여론연구센터 비서장은 본지 통화에서 “윤 당선인이 쿼드에 가입할 경우 한·중 관계는 사드 사태 이상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오 비서장은 “사드는 북한 미사일 위협이라는 이유라도 있었지만, 쿼드는 중국을 겨냥하는 의도가 뚜렷하다”며 “가입이 결정되면 중국은 한국 기업의 중국 시장 접근을 제한하고 무역을 중단하는 등 강력한 제재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또 “중국이 올가을 20차 당 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 구성을 앞둔 상황에서 (대중 견제는) 이에 대한 방해와 파괴 시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했다.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 편집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의 대중 무역액이 미국과 일본, 유럽과 무역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고 지적하며 “(외교 정책에서) 미국으로 치우친 미세 조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청와대가 한·중 관계를 뒤엎는 큰 걸음을 내디딜 리가 없다”고 했다.